대법원은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을 그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를 게을리 한 점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재를 과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원고들은 2013. 2. 6.경 비로소 종업원들의 횡령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누락된 원고들의 매출에 관한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의 신고ㆍ납부기한은 모두 그 이전이므로, 위 각 신고ㆍ납부기한 당시 원고들에게는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클럽을 운영중인 사장이다. 원고들의 직원은 사장인 원고들 몰래 가짜 입장권을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을 횡령하였다. 원고들은 직원들이 횡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순환근무를 하는 등 나름의 근무체계를 갖추었지만, 횡령 사실을 몰랐다.
그러던 중 세무조사 과정에서야 비로소 직원들의 횡령사실을 알고, 경찰서에 고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과세당국은 세무조사의 결과 이와 같은 방식으로 누락한 매출을 소득에 가산하여 종합소득세를 과세하고, 또한 누락된 부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를 부과하였다.
먼저 대법원은 본세의 부과처분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입장권 판매대금 수령의 효과는 원고들에게 귀속되고, 고객들이 원고의 영업장을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다음으로 가산세 부과처분이 적법한 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이 사건에서 과세당국은 매출에 대해 과세표준을 적게 신고하였다는 이유로 신고불성실가산세를, 세금을 적게 납부하였다는 이유로 이자 성격에 해당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였다. 신고불성실가산세는 과세표준을 적게 신고하면 그 순간 한 번 발생하지만, 납부불성실가산세는 기간의 경과에 따라 계속 증가한다.
이에 대해 원심은 신고불성실가산세와 횡령사실을 안 시점 이후 기간에 해당하는 납부불성실가산세의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물론, 횡령사실을 안 시점 이후의 납부불성가산세도 면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①국세기본법에서는 신고기한까지 신고·납부를 하지 않는 경우에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별 세법에 따른 신고·납부기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②원고들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비로소 종업원들의 횡령사실을 알게 되었고, 누락된 원고들의 매출에 관한 종합소득세 등의 신고·납부기한은 모두 그 이전이므로, 위 각 신고·납부기한 당시 원고들에게는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납세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으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고, 가산세가 중과된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납세자가 직원들의 부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감독을 다 하였다면, 납세자의 부정행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즉,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지도 않고, 기간이 지나 부과할 수 없는 이상 가산세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면, 납세자가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였다면 가산세는 중과할 수 없으나, 과세할 수 있는 기간은 늘어나는 것으로 판결하였다. 과세당국이 부정행위를 쉽게 알 수 없으므로, 과세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산세의 중과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되었고, 일반적인 가산세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 대상판결은 사장이 횡령직원의 행위를 알지 못했고, 직원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했다면 일반적인 가산세조차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례라고 할 것이다.
가산세는 납세자의 의무해태에 대한 행정상의 제재이다. 따라서 납세자의 책임에 상응하여 부과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직원의 횡령행위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하여 세금을 적게 신고하였다면, 납세자에게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가산세는 응당 부과할 수 없다. 가산세 면제의 정당한 사유를 넓게 인정한 대상판결의 결론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두4110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