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평화, '힘'과 '원칙'으로 실현될까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해 남북관계 정립해야"
"전쟁을 막기 위한 '선제타격'... '예방타격'과 달라"
"사드무용론? 北미사일 80%가 사드 요격고도 해당"
"韓, 中 경제제재에 굴복해 안보 훼손... 日·濠는 극복" 
"전략적 모호성' 안 돼... 한중관계 기반은 한미관계"
"'과거사 매몰' 한일관계, '포괄해법'으로 한미일 공조?"
"韓평화 기본조건은 北비핵화... 北, 핵사찰 허용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은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북한 중심 외교'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정체성'과 '일관된 원칙' 없이 대북관계에만 집중한 결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해 남북관계 정립해야"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에 기반해 원칙과 일관성 있는 남북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이런 원칙과 일관성이 없이 대북관계를 그때그때에 따라, '일시적인 평화쇼' 같은 식으로 해서는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 결국 북한도 '남한은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결국 남한을 무시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원칙의 부재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이 원칙과 관련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김성한 외교안보정책본부장(전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그 어떤 현안보다도 비핵화가 최우선 순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원칙 ▲한미동맹은 절대 훼손돼선 안 된다는 원칙 ▲북한의 인권 문제를 등한시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서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전쟁을 막기 위한 '선제타격'... '예방타격'과 달라"

"(선제타격은) 전쟁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막고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막아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 주민의 안정과 평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윤 후보의 외교안보 기조는 "굴종이 아닌 아닌 강력한 국방력에 기반한 평화"를 의미하는 '힘을 통한 평화'로 요약된다.

윤 후보는 킬체인(Kill-chain)·미사일 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3축체계'를 조기에 복원하고 '한국형 아이언 돔'을 조기 전력화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독자적인 대응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억제(deterrence)'를 통해 북한 핵무장을 쓸모없게 만들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살상하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북한의 극초음속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발사조짐이 보일 때 3축체계의 첫 단계인 '킬체인'을 통한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제타격은 북한의 대남 공격이 임박했는지, 즉 공격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국민의힘 선대위 국방정책위원장(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지난 2월 2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핵·미사일의 움직임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징후목록 100여 가지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다. 그래서 북 핵·미사일은 사소한 변화만 있어도 정보자산을 집중시킨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CON)을 격상해 북한 핵·미사일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한다"고 설명했다.

"사드무용론? 北미사일 80%가 사드 요격고도에 해당"

"한국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북한 위협에 대한 억지력 확보가 한국의 주권 사항이라는 점을 (중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 증가에 비례해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다" 여권에서는 북한이 수도권을 향해서는 저고도 단거리미사일을 쏠 것이기 때문에 사드가 필요 없다며 '사드 무용론'을 제기했다. 김 국방정책위원장은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약 1000발 가운데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미사일은 200발 미만이다. 나머지 800여 발은 그 이상 수백㎞ 고도까지 날아온다. 대다수 북한 미사일이 사드 요격고도로 온다"며 사드 무용론은 무지의 결과이거나 사실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주한미군 아닌, 자위권 차원의 사드, 中이 반발할 명분 없다"

 
윤 후보는 "(당시) 정부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이른바 '3불 입장(사드 추가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세 가지 불추진)'을 선언하면서 지나치리만큼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였다"며 "핵심 안보이익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韓, 中 경제제재에 굴복해 안보이익 훼손... 日·濠는 극복"

호주는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의 급소를 찔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가 2020년 4월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를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은 호주산 석탄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수입제재 품목을 과일과 수산물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호주는 중국 축산농가의 필수품인 호주산 건초 수출금지,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약' 취소, 미국과 연합군사훈련 강화, 대만과의 통상장관 회담 개최로 맞섰다. 호주산 석탄금수 조치에 따라 전력난을 겪게 된 중국은 호주의 대(對)중국 '오커스(AUKUS)' 동맹 참여로 더욱 궁지에 몰렸다. 

"美·中간 '전략적 모호성' 안 돼... 한중관계 기반은 한미관계"

"미·중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은 원칙 있는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 왔다" "견고한 한미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곧 한국외교의 중심축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윤 후보는 "미·중 간 갈등현안이 생길 때마다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한국은 오랜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중국 쪽으로 기운다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하며, '전략적 모호성'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원칙 있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보복을 가하거나 기술 공격을 통해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 됐다. 오늘날의 동맹은 개인정보 보호, 공급망, 공중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까지 아우르는 복합협력 네트워크의 성격을 지닌다"며 한미동맹을 포괄적 동맹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사에 매몰된 한일관계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발전적 계승을 지향점으로 삼고 과거사 문제, 무역 갈등, 안보 협력 문제를 망라한 '포괄적인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한·미·일 3자간 안보공조를 활성화하는 맥락에서 한·일관계의 정상화가 내포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韓평화의 기본조건은 北비핵화... 北, 핵사찰 허용해야"

"(북한이) 완전히 오픈해서 검증받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핵개발 시설의 전면적인 사찰을 허용한다면, 제가 북한의 산업개발과 경제지원을 위해 국제사회를 설득하겠다"

윤 후보는 '한반도 평화번영의 기본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를 꼽았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선(先)제재 해제를 위해 나서는 우리 정부의 행동이 북한의 비핵화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