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최근 우리나라 금융사이클의 상황 및 특징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금융사이클은 2018년 이후부터 제7순환 확장국면에 진입했으며 코로나19 이후 빠른 상승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사이클은 금융변수들의 종합적인 순환 변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격이 상승할 때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는 금융자산의 속성, 호경기·불경기에 교차해 나타나는 경제주체들의 낙관적·비관적 전망으로 인한 위험추구 성향의 변화, 담보가치에 의존하는 대출의 특성 등의 요소가 상호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취약성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사이클 측면에서 2021년 3분기까지의 우리나라 금융 부문 상황을 평가하고 여타 지표들의 움직임과 비교·분석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실질민간신용(소비자물가지수 이용)을 대상으로 국면 판단에 유용한 Band-pass filter와 심도 판단에 유용한 HP필터 등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금융사이클은 2017년 4분기 이후부터 제7순환의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금융사이클 심도(진폭)를 가늠하는 실질신용갭률은 코로나19 이후 단기간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일부 산출방식에 따라서는 지난해 3분기말 수준이 5.1%로 나타나며 지난 2002년 신용카드 사태 3.4%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4.9%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사이클과 실질GDP 증가율을 이용해 추출한 실물사이클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사이클간 비동조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특히 코로나19 이후 양 사이클간 괴리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금융·실물 불균형(신용/GDP)이 악화되는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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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보면 금융사이클은 유동성 및 금융기관 총수신 사이클과 강한 동조 관계를 보였다. 시중유동성 사이클과 금융사이클 간의 동조화지수도 0.7~0.8 이상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유동성 공급 증가→금융기관 수신액 증가→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 증가’라는 금융의 전통적인 신용창출 메커니즘이 금융사이클의 주요 동인임을 시사했다.
주택가격 사이클과 금융사이클 간의 강한 동조관계는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가계신용과 주택가격 간의 높은 동조관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0.8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기업 신용의 경우 위기 이후 주택가격과는 비동조화 관계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이후 실질주택가격갭률(실질주택가격갭/실질주택가격) 흐름을 보면 가계신용 확장을 배경으로 지난해 3분기에는 9.2%까지 상승하면서 과거 주택가격 급등기 2005년 전후 정점인 7.2~7.6% 수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준금리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금융사이클과 기준금리사이클 간에 동조 관계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역동조 관계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이후 실물·금융 비동조화의 영향으로 실물사이클에 대한 경기대응적 금리조정(경기둔화시 금리 인하)이 신용증감(신용증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과적으로 금융사이클에 대해 경기순응적 관계를 보인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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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한은 금융안정국 관리총괄팀장은 “금융사이클 순환의 심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을 때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심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금융위기 발생이 임박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취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신용 증가와 최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후 빠른 확장세를 보여 온 금융사이클의 주기와 진폭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