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자히디 자이눌 말레이시아 통신 및 멀티미디어 담당 차관은 의회보고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비트코인과 기타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인정해야 한다”며 “말레이시아도 정부가 이를 허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만들었으며 이제 6개월이 지났지만 완전한 전환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관련부처 차관의 대 의회 발언이라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통신 및 멀티미디어부는 방송과 인터넷 인프라처럼 인지도가 높은 부문과 디지털 서명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행정부에 과학기술혁신부와 재무부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계획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 내에 엘살바도르와 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부처는 없고 다른 나라처럼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구축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국제결제은행(BIS)과의 시험에도 참여했으며 올 1월에는 중앙은행은 "CBDC 발행이 필요한 경우 기술과 정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개념증명을 작업 중“이라고 밝힌바 있어 이번 차관의 발언이 곧 비트코인의 법정통화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는 본질적으로 법정통화의 전자버전이라고 하루 수 있지만 정부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이나 채권매입 등을 통한 통화정책을 펼칠 수 없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오히려 가깝다.
물론 엄청난 비트코인을 보유한 정부가 이를 매입하거나 매도를 통해 시장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소규모 국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5만 달러를 넘었을 때 법정통화로 승인했지만 6만8000달러까지 갔다가 지금은 4만 달러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엘살바도르에 비해 경제규모도 크고 더욱 다양한 경제 구조와 더 많은 가상화폐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사용자 순위에서 엘살바도르는 89위, 말레이시아는 23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향후 말레이시아가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지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태풍의 눈이 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