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으로... 시장 다시 '들썩'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이 유지되고 나머지 정책들은 기존 공약과 달리 부동산 시장 불안감 때문에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속도 조절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회 절대 다수당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광역자치단체장을 하면서 제주도 부동산 인허가를 본인이 직접 결정했으니 현장 경험은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8년 12월 당시 원 제주지사는 중국 부동산 개발 자본인 녹지그룹에 국내 최초로 영리병원 허가를 내줬다.

김 소장은 국토부 장관 자리에 대권 야망을 가진 정치인(원 내정자)을 기용했다는 건 좀 의외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는 건 거시 유동성 문제인데 본인이 재임하는 짧은 기간 동안에 뭔가 성과를 내고 그걸 기반으로 다음 대권 도전을 하려다 보면 인기나 성과 위주로 정책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 내정자가 지난 2월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특정지역이 너무 많이 올라 가격을 떠받치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김 소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게 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가격 폭등 때문"이라면서 "이미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집값이 일정하게 하락 국면인데 그 상황에서 집값을 안정화시키지 못하면 무능한 정부가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에 대한 불만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윤 당선자가 종부세,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자 하향 안정화되던 부동산 시장이 상승 기조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 원 내정자는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만약 올 하반기까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된다면 새 정부 출범하자마자 장관 재임 반 년 만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소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 패턴을 예로 들면서 "지금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 지역과 그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층수 제한을 풀거나 용적률이 상향되어 5,60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개발이익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연히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강남이 상승하면 그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덩달아 따라 오른다.이것이 부동산 시장 패턴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강남 집값이 들썩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원 내정자도 '규제 완화 한 번에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톤다운하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민심 이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포함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두 번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LTV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 부채 문제가 폭발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 윤석열 정부는 본인이 공약한 기조를 그대로 밀고 가다가는 문제가 터져 변경해야 되는 그런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금리 인상을 통해 유동성이 축소되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결국 손해 보고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상투 잡은 분들은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