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전시 관광수입 1조8000억?... 타당성 논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비비 처리가 지난 6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전격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 공약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실현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연구보고서 분석을 근거로 청와대 개방 경제 효과를 연간 2000억원 ~ 1조8000억원 전망했다. 두 연구보고서의 경제적 효과가 차이를 보여 이 분석의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공개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집무실을 이전할 경우 해마다 1조 8000억원의 관광수입과 최대 1조 2000억원~3조3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청와대에 연간 1607만 8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매년 청계천에 오는 방문객 수에서 청와대 방문객 수를 뺀 숫자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지난달 31일 유투브 '광안리부루스채널'에서 " 청와대 방문객 숫자를 약 1700만명으로 보았다. 업무상 출장을 오거나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한가하게 고궁에 가거나 박물관에 가는 사람들은 일부다. 1700만명이 방문할 거라는 추산은 의미가 없다. 경제 효과 1조8000억원이라는 숫자는 관광객 1인당 비용을 단순하게 곱한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 급조했더라도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청와대를 개방할 경우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연간 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 이전으로 예상되는 연간 편익이 2000억 원 정도 되니까 5년 재임 기간 최소 1조원의 수익은 나오지 않겠냐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연구보고서 계산에 오류가 있다며 "경복궁 방문객이 연간 600만명이다. 청와대 면적이 경복궁의 반 정도 되니까 방문객도 300만 정도로 잡은 것 같다. "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이 청와대만을 보려고 관광객이 더 증가한다든지 특별히 경제 효과가 유발된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청와대를 관리하기 위한 인원들을 채용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국가 예산이 더 낭비된다고 비판했다.

윤석렬 당선인 인수위는 두 연구기관 보고서의 경제 효과 분석을 근거로 청와대 개방이 국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청와대 개방과 관련해 "국민에게 경제적으로 환원되는 이익이 2000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다. 여러 단계를 통해서 자료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강조했다.

청와대 환원가치를 두고 연구기관마다 내놓은 경제적 효과가 1조원 이상의 차이가 나면서 연구 분석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두 연구보고서의 경제적 효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관광연구원은 경복궁 관광객을 기준으로 삼고, 해외 관광객을 제외했다”며 “한경연 보고서는 청계천 관광객을 기준으로 해외 관광객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제단체가 예민한 정치 이슈에 대해 보고서를 내는 건 과거에도 사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