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Episode 5. 창의적 삶 - 길을 내다
정약용과 이어령은 사물과 현상을 대하는 인식부터 남달랐습니다. 몸소 배워(fast-follower) 앞장서 간(first-mover) ‘창의적 르네상스맨’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초월성과 내재성이 공존하는 휴머니스트였습니다.
정약용은 병조참지(정3품)와 형조참의(정3품)의 관직까지 올랐던 문인입니다. 그의 변신은 임금(정조)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정약용은 길을 냈습니다. 그 중 ‘배다리’는 바다가 육지가 되는 홍해의 기적을 한강에 실현한 것입니다. 이후, 수원화성의 축성 과정에서는 거중기와 유형거 등을 만들었죠. 그가 가는 곳에는 새로운 길이 생겨났습니다.
이어령은 작가로서, 문학평론가로서 촌철살인의 자유인이었습니다. 그는 정부 관료로서 초대 문화부장관을 맡습니다. ‘갓길’이 탄생합니다. 쌈지 공원’도요. 또한, ‘디지로그(digilog,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다양한 콘텐츠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88서울올림픽개폐회식을 기획하면서는, ‘굴렁쇠’로 세계와 인류를 아우르는 문화 소통의 길을 뚫었습니다. 그것은 K-한류의 신작로였습니다.
Episode 6. 부단한 노력 - 과골삼천(踝骨三穿, ‘복숭아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남)
그들의 열정은 식는 날이 없었습니다. 죽는 그날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든 일입니다. 정약용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복숭아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날 정도의 고통 속에서도 독서와 글 쓰는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목민심서≫, ≪흠흠심서≫, ≪경세유표≫, ≪마과회통≫’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한 사람이 썼지만, 그의 책을 다 읽어본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을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이어령은 자신의 나이만큼의 책을 저술(90여권)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지성에서 영성으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특별한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글쓰기는 숨쉬기처럼 일상이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함과 우아함을 보여주면서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Episode 7. 위기를 기회로 – 종교 그리고 역경 속에서도
가끔은 종교의 위대한 힘이 인간을 위약하게 만들기도 하나봅니다. 정약용에게는 폐족(廢族)의 아픔을 상기하게 되며, 이어령은 암 투병 중이었던 딸(故 이민아 목사)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지만, 몇 년 후 그녀는 아빠의 곁을 떠나고 말았지요. 뒤돌아서는 ‘21세기 폐관(稗官)’을 자처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들에게 역경은 겨를이었고 기회가 되었습니다.
서학을 통해 명분 없는 당파싸움과 부조리한 관료조직을 개혁하고자 했을 정약용. 두 형(약종, 약전)과 매형(이승훈), 형의 처남(이벽)을 순교자로 잃고 자신에겐 기나긴 귀양살이가 드리웠습니다. 하지만, 그의 일성은 ‘이제는 겨를이 생겼다’였죠. 정약용에게 18년간의 유배는 저술에 전념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역경 속에서도 역사적 기록물을 남겼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이었을까요.
이어령은 딸의 권유 속에서도 종교에 귀의하기까지 심리적 번민이 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2007년 7월 일본에서 세례를 받았지요. 마침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없는 세상에 사는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그는 죽어도 살아있습니다. 마치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의 연결)를 구현한 것처럼요.
Episode 8.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의 당신
귀명창이 될 준비를 하고보니 정작 명창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백아(伯牙)의 슬픔이 아닌, 종자기(鍾子期)의 애통함은 어찌하시렵니까.
두 사람은, 세상에 내던져진 채 그저 살아가는 존재(피투성, 被投性)로 머물지 않고, 미래를 위해 자신을 내던져 새롭게 변화된 상황을 창조해 가는 삶을 살아 간 존재(기투성, 企投性)였습니다(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그레고리 번스(에머리대 정신의학 교수,≪아이코노클라스트≫)는 창조적 발상 자체에 머물지 않고 성공으로 연결한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라고 했습니다. 정약용과 이어령이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아이코노클라스트’입니다.
Appendix, 글을 마무리하면서 덜컹 겁이 났습니다. 턱도 없는 내가, 교만인가 싶었습니다. 우상을 경계한 이어령 선생님도 저의 소소한 덕질 정도는 흔쾌히 받아주시겠지요.
정약용과 이어령은 사물과 현상을 대하는 인식부터 남달랐습니다. 몸소 배워(fast-follower) 앞장서 간(first-mover) ‘창의적 르네상스맨’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초월성과 내재성이 공존하는 휴머니스트였습니다.
정약용은 병조참지(정3품)와 형조참의(정3품)의 관직까지 올랐던 문인입니다. 그의 변신은 임금(정조)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정약용은 길을 냈습니다. 그 중 ‘배다리’는 바다가 육지가 되는 홍해의 기적을 한강에 실현한 것입니다. 이후, 수원화성의 축성 과정에서는 거중기와 유형거 등을 만들었죠. 그가 가는 곳에는 새로운 길이 생겨났습니다.
이어령은 작가로서, 문학평론가로서 촌철살인의 자유인이었습니다. 그는 정부 관료로서 초대 문화부장관을 맡습니다. ‘갓길’이 탄생합니다. 쌈지 공원’도요. 또한, ‘디지로그(digilog,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다양한 콘텐츠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88서울올림픽개폐회식을 기획하면서는, ‘굴렁쇠’로 세계와 인류를 아우르는 문화 소통의 길을 뚫었습니다. 그것은 K-한류의 신작로였습니다.
Episode 6. 부단한 노력 - 과골삼천(踝骨三穿, ‘복숭아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남)
그들의 열정은 식는 날이 없었습니다. 죽는 그날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든 일입니다. 정약용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복숭아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날 정도의 고통 속에서도 독서와 글 쓰는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목민심서≫, ≪흠흠심서≫, ≪경세유표≫, ≪마과회통≫’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한 사람이 썼지만, 그의 책을 다 읽어본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을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이어령은 자신의 나이만큼의 책을 저술(90여권)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지성에서 영성으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특별한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글쓰기는 숨쉬기처럼 일상이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함과 우아함을 보여주면서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Episode 7. 위기를 기회로 – 종교 그리고 역경 속에서도
가끔은 종교의 위대한 힘이 인간을 위약하게 만들기도 하나봅니다. 정약용에게는 폐족(廢族)의 아픔을 상기하게 되며, 이어령은 암 투병 중이었던 딸(故 이민아 목사)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지만, 몇 년 후 그녀는 아빠의 곁을 떠나고 말았지요. 뒤돌아서는 ‘21세기 폐관(稗官)’을 자처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들에게 역경은 겨를이었고 기회가 되었습니다.
서학을 통해 명분 없는 당파싸움과 부조리한 관료조직을 개혁하고자 했을 정약용. 두 형(약종, 약전)과 매형(이승훈), 형의 처남(이벽)을 순교자로 잃고 자신에겐 기나긴 귀양살이가 드리웠습니다. 하지만, 그의 일성은 ‘이제는 겨를이 생겼다’였죠. 정약용에게 18년간의 유배는 저술에 전념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역경 속에서도 역사적 기록물을 남겼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이었을까요.
이어령은 딸의 권유 속에서도 종교에 귀의하기까지 심리적 번민이 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2007년 7월 일본에서 세례를 받았지요. 마침내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없는 세상에 사는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그는 죽어도 살아있습니다. 마치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의 연결)를 구현한 것처럼요.
Episode 8.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의 당신
귀명창이 될 준비를 하고보니 정작 명창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백아(伯牙)의 슬픔이 아닌, 종자기(鍾子期)의 애통함은 어찌하시렵니까.
두 사람은, 세상에 내던져진 채 그저 살아가는 존재(피투성, 被投性)로 머물지 않고, 미래를 위해 자신을 내던져 새롭게 변화된 상황을 창조해 가는 삶을 살아 간 존재(기투성, 企投性)였습니다(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그레고리 번스(에머리대 정신의학 교수,≪아이코노클라스트≫)는 창조적 발상 자체에 머물지 않고 성공으로 연결한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라고 했습니다. 정약용과 이어령이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아이코노클라스트’입니다.
Appendix, 글을 마무리하면서 덜컹 겁이 났습니다. 턱도 없는 내가, 교만인가 싶었습니다. 우상을 경계한 이어령 선생님도 저의 소소한 덕질 정도는 흔쾌히 받아주시겠지요.
◆ 글쓴이 :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약력]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