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새 정부 집무실 이전 계획, 별로 마땅치 않아"

"집무실 이전이 필요하다면 어디가 적지인지 충분히 논의했어야" 신중론 펼쳐

"하루라도 靑에 있지 못하겠다는 식의 결정과 방식은 참 수긍하기 어렵다"

"다만, 갈등 모습 보이지 않기 위해 국정 안보 공백 최소화하는 선에서 협조"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 포기엔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그런 결정 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대담-문재인의 5년')에서 "(집무실이) 어디가 적지인지 두루 여론 수용도 하지 않고 안보가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5월 10일부터 일하겠다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전이 필요하다면 어디가 적지인지 충분히 논의하고 국방부와 합참(합동참모본부)의 이전 계획이 필요하다"며 정권 교체기 국가안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계획에 따라서 집무실도 이전하는 식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식의 결정과 추진 방식을 참 수긍하기 어렵다"고 거듭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마치 1호 국정 과제처럼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 권력 간 갈등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재 마땅치 않다는 것은 이전 시기와 용산 장소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대선 당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했고, 제가 구상했던 것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옮길 수 있었던 이유는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고 본관이나 영빈관 같은 의전 공간, 또는 헬기장이나 지하 벙커, 위기관리센터 등은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난 이후에도 청와대가 필요할 때는 사용한다는 개념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윤석열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로 전체를 이전하겠다는 점과는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이전을 강행했었더라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그렇게 결정한 것이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 당시 '구중궁궐' 청와대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활발하게 현장을 다니면서 국민과 직접 소통했고 구중궁궐이라는 이미지가 없어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굳이 집무실을 이전하면 비용과 행정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무릅쓸 만한 가치가 있느냐 했을 때 아니라고 판단했고 그것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조차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구중궁궐 이미지’를 벗어났다는 설명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군 출신 중에서 안보에 그리 크게 영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는데 대해서는 "우리 군이 철저한 안보대비 태세를 갖출 것이다. 거의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원래 안보나 경호란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안보가 있고 경호가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