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文, 자꾸 '박 수석' 부르시는 듯해... 언제쯤 환청 사라질까"

文 전 대통령 사저 떠나며 아쉬움 글 남겨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마음"

"아침에 뵌 얼굴, 5년 전 모습... 대통령직의 무게, 마음 한켠 아려"

"말씀대로 '잊혀진 삶' 가운데 훨훨 자유로워지시길 빌어본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1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직에서 자유로워지신지 딱 하루만인데 어쩌면 그렇게 생기가 넘쳐 보이는지 놀라울 정도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박 전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산을 떠나며...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마음'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아침에 뵌 대통령의 얼굴은 마치 5년 전의 모습 같았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대통령직의 무게가 컸기 때문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아리다"고 아픈 마음을 드러냈다.

문 전 대통령 임기 첫해 청와대 대변인으로, 마지막 해 국민소통수석으로 함께 한 박 전 수석이 대통령 사저 방문을 마치고 떠나면서 큰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수석은 이날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김태년 의원 등 문 전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인사들과 함께 사저를 찾았다.

그는 이어 "당신의 말씀대로 '잊혀진 삶' 가운데 훨훨 자유로워지시기를 빌어본다"고 기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뵙기 전 찾아뵈 온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예하이신 성파 큰스님과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의 가르침이 가슴에 잔잔히 남는다"라고 소개했다.

박 전 수석에 따르면 스님들은 "어제 대통령의 귀향에 맞추어 하늘에 무지개빛 햇무리가 나타난 것은 매우 상서롭다"며 "문 대통령 개인에게도 상서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 대한민국과 국민께도 좋은 일이 있기를 축원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박 전 수석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중 참모들에게 성파 종정 예하와의 오랜 인연을 가끔 설명할 때마다 ‘참으로 존경스런 어른’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이제 그렇게 존경하던 큰 스님 곁에 머무시게 되었으니 두 분이 자주 차향을 즐기시며 대한민국의 국운 융성과 평화번영, 국민의 평안함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전 수석은 "KTX가 대구를 지나 올라가고 있다. 자꾸만 뒤에서 '박 수석'하고 부르시는 대통령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눈앞에는 인자한 미소가 떠올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언제쯤 이런 환청과 환시가 사라질지 궁금하다"라며 "대통령님과 여사님!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고 기원했다.

박 전 수석의 글은 지난 5년 거의 대부분 시간을 문 전 대통령의 입으로 살아온 자신으로서는 문 전 대통령의 사람임과 동시에 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임을 고백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수석은 오는 6.1 전국단위 지방선거에 충남도지사 출마가 예상됐으나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청와대와 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