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文, 사저 주변 집회 소음·욕설에 '반(反)지성' 일침

文 전 대통령 "확성기 소음·욕설 반지성이 시골 마을 평온·자유 깨"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반지성' 표현... 尹 대통령 취임사에 불만 표출 해석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15일 경남 양산 자택 앞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집회를 향해 "반지성"이라고 일침을 놨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양산 덕계성당 미사. 돌아오는 길에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 원산면옥에서 점심으로 냉면 한 그릇"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로, 이날 주말 미사에 참석한 것이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양산 평산마을로 귀향했다. 이날부터 평산마을은 문 전 대통령과 사저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과 시민들로 북적이는 한편, 집회와 시위도 이어졌다.

한 보수단체는 스피커와 확성기를 이용해 24시간 밤샘 집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이 소음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해당 단체에 야간 시간대 확성기 사용에 대한 제한 통고를 발령했다.

특히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실상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언급했던 '반지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전 '임기를 마치면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퇴임과 함께 양산으로 내려간 뒤엔 소셜미디어 (SNS)를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