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北, 코로나로 핵실험 보류 기대 안 해… 주민 고통 외면"

CNN등 외신, 바이든 방한 일정에 맞춰 北 핵실험 가능성 커지고 있다고 보도

美 국무부도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北 핵실험 의지 꺽지 않을 것' 전망

北, 전날 발열자 23만명 늘어... 김정은 "국가 위기대응능력 미숙" 질책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세 속에서도 핵실험 의지를 꺾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절하고 무기를 계속 개발하면서 인도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건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8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핵실험을 보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보류) 기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정권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불안정한 프로그램보다 자국민의 인도적 우려를 우선시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매우 필요해 보이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북한이 계속 거부하는 건 또 다른 모순이자 심지어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들은 계속해서 북한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완화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부담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는 측근을 돌보기 위해 계속 부(富)를 축적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최근 국무부와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 계획을 사전에 노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굴착 활동을 벌이는 등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CNN은 최신 정보 평가에 정통한 미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 "위성 관측 결과 파악된 발사 장소는 평양 근처에 있으며, 발사 장비와 연료 공급, 차량과 인력 등 과거 미사일 도발 때 관측됐던 징후와 동일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예정됨에 따라 향후 48~96시간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수집된 위성사진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에서 터널 내부 작업을 위한 지원 장비가 관측됐으며 지속적인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게재했다.

보고서는 "붕괴된 입구 주변에 새로운 입구가 건설됐다”며 “컴프레서(공기 압축기)와 펌프실로 추정되는 건물이 3번 갱도 새로운 입구에서 45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컴프레서 산소와 공기 순환, 공사장 통신 등을 위한 전선이 터널 주변을 가로지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또 "본부와 지원 시설 보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3번 갱도 복구 작업이 지난 석 달간 진행됐고, 아마도 7차 핵실험 준비 완료가 임박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순방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 셈이다.

한편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백신 지원 요청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안타깝게도 북한은 지금까지 '코백스'의 모든 백신 기부를 거부했다"고 답했다.

이어 "안타까운 이유는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과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에 대한 백신 제공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기증한 ‘화이자’ 백신의 분배를 결정하는 건 코백스”라며 “코백스가 북한에 백신을 할당하면 우리는 다른 나라나 아프리카 연합에 그렇게 한 것처럼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백신 제공 분을 일관되게 거부한 건 북한"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양자적 계획은 없다"면서도 "북한 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중요한 인도적 지원을 목표로 하는 국제적 노력에 대한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맹인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어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안타깝게도 그런 조치 중 많은 것들을 진전시키지 못하게 한 건 북한 지도부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6일 오후 6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신규 발열자(확진자)가 23만2880여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6명이 사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회의가 1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가의 위기대응능력 미숙성, 국가 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우리 사업의 허점과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시간이 생명인 방역대전초시기의 복잡성과 간고성만을 더욱 증대시켰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방역전쟁 초기에 각 부문에서 나타난 폐단과 결점들을 발전적 견지에서 심도 있게 비판분석하고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중앙의 해당 방침과 정책을 각 부문에 침투, 무장시키기 위한 방법론을 더욱 완비하고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체계와 복종체계를 보강하며 모든 단위, 모든 일군들이 정세의 엄중성을 인식하고 극복해 나가는데서 인식부족과 준비부족, 자의적 해석과 자의적 행동에 대한 방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