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에서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 좌천
"홍어좌빨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시대의 역류에 편승 않고 바다로 나갈 것"
"기쁘게 이사 준비하겠다"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사진=연합뉴스>
이날 단행된 법무·검찰 인사에서 임 담당관은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좌천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담당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5·18 민주화 운동 관련 글을 올리며 "홍어좌빨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본관이 나주이니, 전남 나주가 선조의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이기는 한데, 본적이 경북 영일군이고, 부마항쟁의 빛나는 역사를 가진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그런 말이 처음엔 아주 어색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덕분에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셨던 아버지가 반성의 뜻깊은 시간을 가지게 되셨다”며 "저 역시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라고 했다.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도도한 역사의 강물이 암초를 만나 역류할 때, 그 역류에 편승하지 않고 바다로, 바다로, 피 흘리며 나아간 위대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저 역시 시대의 역류를 혹여 마주하더라도 편승하지 않고 바다로, 바다로 씩씩하게 나아가겠노라고 다짐한다"고 적었다.
임 담당관은 지난해 겨울 5·18 민주화운동 최초의 희생자인 고(故) 김경철씨의 묘소와 언론인이자 민주화 운동가였던 고(故) 송건호 선생의 묘소에 가 인사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임 담당관은 "이런저런 일들로 한참 못 갔는데, 역사의 역류에 부딪히더라도 굴하지 않고 바다로 향하여 나아가는 여행길에 지참할 주먹밥 도시락 한가득 받으러 광주 또 다녀와야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월 17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사를 담당했던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배제하고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한 과정을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임 담당관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대구지검으로 출근한다"며 "대구도 한번 근무하고 싶었는데, 기어이 가게 되었다. 친정인 부산과 아버지 고향인 포항이 멀지 않다. 기쁘게 이사 준비하겠다"고 했다. 좌천성 인사지만 검찰 조직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 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임 담당관은 검사적격심사에서 '심층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특정사무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적격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 결정을 내릴 경우 강제 퇴직 가능성이 있다.
임 담당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의혹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당사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했다. 임 담당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임 담당관은 지난 9일 한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측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이 존재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5년간을 꼭 잘 버텨주시라. 중간에 그만두실 생각 전혀 없으시죠"라고 물었는데, 임 담당관은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검사의 신분 보장, 그 진수를 보여줄 각오를 계속 다져왔다"며 "잘 감당하겠다"고 적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