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몸집 커지는데 순이익은↓...증권사 ROE 하락

키움 종투사 진출에 초대형IB 경쟁 전망
메리츠 하이 하나...순익 증가로 ROE 선방

1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상위 2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ROE는 작년 1분기 17.5%에서 올해 1분기 10.7%로 6.8%p 하락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기초·기말자본의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준다. 증권사들이 불어난 몸집에 비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ROE가 17.5%에서 10.7%로 떨어졌다는 것은 작년에 자기자본 1000원을 활용해 175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107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ROE 16.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자기자본이 46% 증가한 가운데 순이익이 28% 감소하면서 ROE가 대폭 하락했다.

몸집을 불린 키움증권은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받았다. 종투사는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기업 신용공여가 가능하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으로서는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로 균형적인 수익모델을 갖출 절호의 기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심사역량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M&A 인수금융, 중소기업 여신부터 자문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투자은행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투사로 인가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키움증권까지 총 9곳이다.

8개 종투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지만 초대형IB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키움증권이 연내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해 초대형IB로 도약하겠다고 밝히면서 ‘6번째 초대형IB’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예상된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 및 외국환 업무도 허용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업이 초대형IB의 핵심인데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며 “초대형IB 진출 여부는 적절한 때에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투사 중 한국투자증권(16.6%), 메리츠증권(15.2%), 삼성증권(10.3%), 하나금융투자(10.3%)가 ROE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메리츠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평균자본 5조원을 넘겼음에도 순이익이 증가한 덕분에 ROE를 방어했다.

중형사 중에서는 대신증권(13.7%), BNK투자증권(12.2%), 하이투자증권(11.7%), 현대차증권(10.1%), 이베스트투자증권(9.7%) 등이 ROE 상위권에 올랐다.

중형사도 IB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자본 늘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 중형사 관계자는 “자본 규모가 클수록 사업 영역이 확장되다 보니 자본 순위가 순이익 순위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익구조가 비슷하다면 자본 활용 전략만이 차별화된 ROE 개선을 가능케 한다”며 “증시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비즈니스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