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정부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 방향을 설정했다.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한국경제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기업 감세' 정책을 다수 꺼낸다. 법인세 등 기업 과세제를 과감하게 정비하고, 이 조치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가라앉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세금을 깎아준 부분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쓰여 결국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일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회(공동위원장 방기선 1차관, 이전오 성균관대 교수) 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법을 입안하는 기재부는 매년 효율적인 조세정책 수립을 위해 향후 5년간 조세정책 기본방향 등이 담긴 중장기 조세정책운용계획을 짠다. 올해도 이를 위해 조세분야, 경제·사회·복지·환경·통일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회를 2~3차례 더 연다. 이러한 심의를 거친 운용계획은 오는 9월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중장기 조세정책 어떻게 짜여질까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3일 서울 중구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회 1차회의'를 주재,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방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 여건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 경제는 온전한 일상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기후 변화 및 저출산·고령화 현상 등의 구조적 문제 등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파고가 아직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새 정부의 중장기 조세정책운용계획은 이러한 파고를 넘을 수 있는 극복 전략과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을 동시에 담아내야 한다"며 첫 중장기 조세정책계획은 '3가지'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로 언급한 건 '민간의 역동성 제고'였다. 방 차관은 "새 정부의 조세정책은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기업의 창의와 혁신 활동에 저해하는 기업 과세제도는 과감히 정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 상위권에 속하고 구조도 복잡한 법인세제라든지 리쇼어링(기업의 국내 회귀) 정책이 손질될 것으로 보인다. 가업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제지원이 절실한다는 재계의 요구 때문인지, 방 차관은 "기술·노하우 및 자본의 세대 간 이전 활성화 등도 적극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민생경제 안정'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먹거리·원자재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단순가공식료품에 대해 부가세 면제 등을 추진했다"며 "향후에도 물가 상승, 금리 인상, 전세시장 불안정 등 서민의 생계비 부담 증가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서 필요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 차관은 "민간 주도의 역동성 성장이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잘 짜여진 조세 인프라가 전제되어야 작동 가능하다"면서 "또 저출산·고령화 진전에 따른 복지지출 수요 증대와 저탄소경제 전환 등 미래 대응을 위한 재정수요 증대를 감안할 때, 안정적 과세기반 확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실시간 소득파악 시스템 구축, 전자세금계산서 및 현금영수증 제도 실효성 제고, 지능적 역외 탈세방지 제도도입 등 과학적인 복지지출과 세원 양성화를 위한 제도적 노력을 중장기적으로 지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