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정규석 사무처장, "용산공원 시범 개방 '불법·불공정·몰상식'의 총화" 

오염물질 기준치 초과, 명백한 위법

용산공원 시범 개방, 정상 국가라면 할 수 없는 행정행위

녹색연합 정규석 사무처장은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아무리 생각해도 용산공원 시범 개방에 대해 합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 사무처장은 "정부 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용산공원 부지는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곳으로 현행법상 공원을 만들 수 없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니까 임시, 시범이라는 말로 편법을 쓰는 것"이라며, "기자들이 국토부 공무원한테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해) 법상으로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더니, 공무원들이 '시범이나 임시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했다"며 "그래서 기자들이 다시 '그러면 시범이나 임시에 대한 법 규정은 있느냐, 어느 법에 근거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말도 안 했다"면서 편법을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당연히 오염물질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로 기준치를 20배, 30배 초과한 것이 나오니까, 거기에 인공 잔디를 깐다는 발상이 오히려 더 웃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원이라는 것이 인공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 적인 것을 즐기러 가는 곳인데, 왜 거꾸로 인공 잔디를 덮어서 공원을 열겠다고 하는지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가능한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정규석 사무처장은 또 "2시간 시간 제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니, 2시간 제한이 오염하고 상관없이 사람들이 몰릴까봐 그런다고 하는데, 용산공원조성 특별법에 의해서 국토부에서 만든 계획은 N+7년(반환받은 때로부터 시작해 7년)이라며, 국토부 공무원들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 사무처장은 "(국토부) 본인들이 7년 이상 걸린다고 했는데, 갑자기 '2시간씩 개방이 괜찮다'고 하고 있다"며 "그럼 괜찮다는 근거가 되는 산학협력 보고서를 내놔라고 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다이옥신 기준치 34.8배, 석유계 총탄화수소 23.4배 등을 제시하면서 '석유계 총탄화수소'가 무엇인지 묻자, 정 사무처장은 "토양의 기름 오염 정도를 의미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서 석유로 인한 토양 오염의 수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34배 정도 TPH(석유계 총탄화수소) 수치가 나왔다면 석유로 인한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34배 정도 있구나, 이 정도로 예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다이옥신은 맹독성이 있는 오염물질인데, 다이옥신을 측정하는 양이 피코그램이라고 하고, 1그램을 1조 분의 1로 나눈 양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조 분의 1그램이 1피코그램인데, 그게 기준치의 30 몇 배가 나왔다하면 그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양을 흡수하더라도 신경계를 다 공격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사무처장은 이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 수락 연설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법치가 돌아오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공정이 돌아오고,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니까 법치, 공정, 상식이 윤 대통령 후보자에게는 출사표 같은 구호였다고 짚었다.

그는 "그런데 지금 용산공원 시범 개방은 불법과 불공정, 몰상식의 총화"라고 직격했다.

그는 합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하다못해 담뱃갑에도 기준치 이하인데 경고 문구가 있다며 용산공원은 그 기준치를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환경정책기본법에 '사전 예방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전 예장의 원칙에 의해서 오염물질을 감지하면 정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해야하는데, 지금 정화는 미뤄두고 일회용 쇼를,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 사무처장은 "이렇게 가다보면 종국에는 미군과 오염 정화 비용 협상을 하게 될 텐데, 우리 입장에서 '이만큼 땅이 오염됐고 심각해, 그러니까 (미군) 너희들이 오염자 부담 원칙에 의해서 돈을 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탄식했다.

또 국방부 관계자가 '거기 미군들도 있었던 곳이데 뭐가 문제야?'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며 "용산공원을 들어가는 일반 시민들은 기저질환이 있을 수도 있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신체 건강한 외국군과 일률적으로 비교를 하는 게 타당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미군의 경우 6개월마다 돌아간다며 잠시 근무하는 사람들과 평생 드나드는 주민들과 비교하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처장은 "지금 하고 있는 용산공원 시범 개방은 정상 국가라면 할 수 없는 행정행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