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주둔 중인 미군 장병 양성 판정
캐나다, 영국 등 일부 국가 백신 접종 시작
◆…원숭이두창 백신 지네오스 사진:로이터통신
아프리카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유럽과 미국 등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 장병이 처음으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 윌리엄 스피크스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주둔 중인 미군 장병이 최근 원숭이두창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군 감염 사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스피크스 대변인은 "감염자는 슈투트가르트 육군 클리닉에서 관찰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기지 내 막사에서 격리돼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일 당국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미군은 주둔국의 모든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중보건 당국은 전체 모집단에 대한 위험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감염자와 상호 접촉한 클리닉 요원에 대한 추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천연두와 증상이 비슷한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화된 바이러스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한 달 만에 확진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서 각국 보건당국이 팬데믹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8일 기준으로 비풍토병 지역 29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1000건 넘게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 질병이 비풍토병 지역에서도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현재 미국에서 보고된 전체 사례는 45건"이라며 "원숭이두창이 가장 심각하게 발병했던 2003년과 거의 같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CDC는 원숭이두창이 사람에게 높은 위험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CDC가 원숭이두창 관련해 여행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가 철회하는 등 일관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으로 보아 원숭이두창이 공기 중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환자의 병변이나 체액을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 주로 감염된다고 했지만, 공기 중 전파 의심 사례가 나오면서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 내 확산 사례를 연구한 학자들은 당시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 2명이 감염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미 보건복지부도 천연두 백신 지네오스(Jynneos) 50만 도스를 추가 주문했다고 밝혔다. 덴마크 바이오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이 백신은 유럽에선 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됐지만, 미국은 2019년 원숭이두창에도 쓸 수 있다고 승인했다.
돈 오코널 복지부 차관보는 현재 미국의 비상시 약품·의료 물자 보유고인 국가전략비축량(SNS)에서 즉각 사용 가능한 지네오스는 7만2000 도스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방역당국도 지난 8일부터 원숭이두창을 제2급감염병으로 고시했으며 ‘지네오스’ 국내 도입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