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양도' 현황 살펴보니
작년 양도세 결정분 기준, 자산건수 3943건
취득땐 집값 1.9조…처분땐 4.7조, 2배↑
필요경비 뺀 양도차익은 1조2223억 달해
차익 83%는 서울…한채 팔아 3.7억 남겨
◆…우리나라 국민들이 4000여채의 고가주택을 팔아 1조원을 넘긴 양도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사진 연합뉴스)
우리나라 국민들이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인 고가주택을 팔아 거둔 양도차익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불로소득' 가운데서 서울지역 주민들은 주택 한 채를 팔아 평균 4억원 가까운 양도차익을 거뒀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이 과도하게 컸을 땐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거래세·보유세를 모두 내리는 현 정부의 조세정책을 두고 '부자 감세'라는 논란이 거센 상태다.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양도소득세 결정분(또는 경정) 기준으로 고가주택(양도당시 실지거래가액 9억원 초과)의 양도 건수는 3943건이었다. 이 건수는 작년 한 해에만 거래된 주택 수로 볼 순 없다. 부과제척기간(7년) 내 이루어진 거래도 양도 건수로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도 "거래가 이루어진 연도에 신고를 하지 않을 수 있어, 7년 내 거래 일부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택 4000여채 취득가액은 1조9021억원이었는데, 처분할 때(양도가액)는 4조7060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양도차익은 1조2223억원에 달한다. 이는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 필요경비(취등록세, 중개수수료)를 뺀 금액이다. 당초 납세자가 신고한 양도차익보다 680억원 가량 늘었다.
주택 거래는 서울이 269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806건)·부산(126건)대구·(106건)·인천(39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주택 거래건수는 전체의 89.7%에 이르렀다. 고가주택이 즐비한 서울지역 주택일수록 양도차익이 컸다. 자산건수는 2692건으로, 거래로 거둔 차익은 1조155억원 수준이다. 전체 양도차익(1조2223억원)의 약 83%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지역 주민들은 1조3388억원에 주택을 산 뒤, 3조5187억원에 판 것이었다. 주택 한 채를 팔아 평균 3억7000만원을 번 셈이다.
양도가액 규모별로 보면, '10~20억원 구간' 주택 거래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이 539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양도가액 규모별 현황은 전체 자산에 대한 통계"라고 말했다. 동일 납세자의 부동산 거래가 한 번이 아닐 수 있단 의미다. '20~30억원 구간'이 282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 범위를 건물(고가주택, 기타주택, 기타건물)까지 넓혔을 땐 양도차익은 9조원(8조7701억원)에 육박했다.
단순한 양도차익이 아닌 세금과 부대비용까지 감안한 '세후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양도차익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양도소득 금액을 계산하고, 여기에 기본공제를 빼고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구한 뒤 세율을 곱하면 내야 할 세금(양도소득세)이 정해진다.
2021년(해당연도 중 양도소득세 결정·경정분 기준)엔 주식매도자들도 9조2832억원에 달하는 양도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13조4744억원어치 취득한 뒤, 22조9006억원에 판 것이다. 현재 소액 투자자는 주식을 사고파는 데서 생긴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물지 않는다. 다만 특정 종목을 지분율 1% 이상 보유하거나(코스닥의 경우 2%) 보유액이 10억원을 넘는 '대주주'는 과세대상이다. 현 정부에서는 양도세 납부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0억원으로 올리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