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루한스크를 기점으로 다음 전투 준비 나서
◆…루한스크 지역을 가로지르는 지상군 병력의 탱크들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루한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승리를 주장함에 따라 다음 전쟁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일찍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에 위치한 리시찬스크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수십년만에 유럽에서 최대 규모로 이뤄진 전쟁이라는 평가를 듣는 우크라이나 사태도 종식되는 듯 보였다.
최근 두달여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에 지상군 병력과 화력을 최대한 집중해왔다.
루한스크 지역에서의 전세가 러시아군쪽으로 기울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일부를 돈바스에 대거 밀집해 있는 친러주의자들에게 양보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방송으로 진행된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지역에서 승리를 쟁취했다"며 자축했다.
그러면서 전투에 참가한 이들의 공을 치켜세우며 "완전한 휴식을 취한 다음 대비태세를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루한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승기를 잡은 것은 러시아가 초기에 내건 목표물 중 간신히 일부를 획득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쟁 개시 직후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데 나서기도 했지만 고전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는 발표 이후 루한스크 지역을 장악한 것은 두 번째 쟁취이기도 하다.
최근 수개월간 진행된 전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사상자가 수천 명에 달하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장악에 성공함으로써 지정학적인 측면에선 전략적 가치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전세의 판도가 러시아군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네일 멜빈 연구원은 "(루한스크 지역의 장악이) 러시아군에겐 전술적인 승리일지도 모르나 큰 비용을 치르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치러야만 했던 기회 비용과 비교해 비교적 조그만 성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멜빈 연구원은 "러시아가 루한스크 지역을 장악하는데 60일이나 걸리며 더딘 속도를 보여준 만큼, 결정적인 전투는 아직 임박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후퇴가 내륙으로 향하는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는 데도 작전적인 가속도를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