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곡물운송 조정센터 설치 합의…"내주 타결할 것으로 기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운송을 위한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 조정센터 설립에 합의하면서 이르면 내주 협상이 최종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과 관련해 열린 러시아·튀르키예·우크라이나·유엔 대표들의 4자 협상 결과, 대표단은 이스탄불에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을 위한 조정센터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은 "대표단이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도 동의했다"면서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해 다음 주 튀르키예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종 서류에 서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중요하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모든 협상 주체의 많은 호의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한편 이번 협상은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산 식량의 해상 수출이 막힌 3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회담이다.

협상 직후 튀르키예 국방부가 협상 종료 사실만 공지하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는 듯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 사실이 발표되면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부터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유엔 사무총장과 세부 사항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동 조정센터는 흑해에서 안전한 항해를 위해 감시와 조정을 수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되면서 2천만t이 넘는 곡물의 수출길이 막혔다. 이 때문에 곡물 수출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세계 식량 가격은 빠르게 치솟았다. 또한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개발도상국과 주요 수입국들은 식량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