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언론 인터뷰 금지… "소신 발언 통제하려는 것"
이상민 장관 쿠데타 표현…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 중립성 지키지 못하는 세상… 그런 상황 벌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
류삼영 서장 징계… "국민 위한 열정 가진 분, 속상하다"
직장협의회 회장들과 대화 거부가 총경회의로 이어져
30일 팀장급 회의, 내란죄 저지른 범죄자 취급… "두렵지만, 많이 참여해야"
공안직 편입, 복수직급제 등 당근책… "그래도 경찰국 신설은 안 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 서강오 사무국장이 25일 오전 전북경찰청 앞에서 "경찰 중립 훼손하는 경찰국 설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서 사무국장은 이날 광주에서 시작해 전북, 충북 등 전국을 돌며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해중부경찰서 김건표 경위는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권성동 직무대행의 발언에 대해 "말씀이 너무 지나치다"며 "경찰이 해마다 1등하는 부분이 '순직률, 자살률'이다"라며 "현장은 정말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김 경위는 이어 "위험하기 때문에 순직률이 1위이고,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으니 자살을 많이 한다"며 "이런 현실을 모르시고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말씀을 하니, 너무 답답한 말씀을 하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25년 근무하면서 왼쪽 팔 인대 끊어지고, 범죄자 제압하고 국민들 안전 지킨다고 갈비뼈 두 번 부러지고, 살 찢어지고, 옷 찍어진 적이 셀 수 없다. 추격하다가 교통사고도 많이 났는데, 이렇게 열심히 했던 결과들이 형사소송, 민사소송, 징계를 걱정해야 될 위치에 있어야 되나?, 내가 목숨 걸고 한 일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나?"라며 "정말 참담하다"고 탄식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님이 선택했던 치안정감, 경찰청장 내정자분 그분들이 소신 발언을 하는 총경들한테 해산 명령을 할 것이 아니라, 경찰국 신설에 대한 판단을 해 주셔야 한다"며 "그 책임을 지금 저희들한테 다 떠밀고 있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경위는 최근 경찰청에서 공문을 내려보내 경찰관들의 언론 인터뷰를 금지한 것에 대해서 "우려했던 일들이 진짜 현실로 나타나는구나"라고 느꼈다며, "저희들이 비난하자고 나온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반박했다.
그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소신 발언인데, 이걸 통제하겠다?"라고 반발하면서 "내용을 보니 2시간 이내 직무에 복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갈 경우 여행 신고를 해야 된다는 것도 나오는데, 이건 뭐 전쟁 난 것도 아닌데 전시체제처럼 이렇게 만들어 가는 것은 소신 발언을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총경회의를 두고 '쿠데타'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서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이런 행돌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시위, 삭발, 단식할 때 총을 들고 나온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계속 이야기하지만 경찰국 신설이 됐을 경우에 경찰관들이 독립성이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세상이 온다면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지키겠느냐"며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이야기가 엄청 쏟아져 나오는데, 행안부 장관이 선택하셨던 경찰 최고의 수장이신 치안정감 여섯 분, 경찰 최고 수장인 청장 내정자분 등 이분들이 (경찰국 신설이) 잘못됐으면 잘못됐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게 맞다면 응원을 해 주고, 잘못됐다면 어떤 근거에 의해서 너희들이 잘못됐다고 지시를 하셔야 하는데, 지시를 안 하고 있지 않느냐"고 답답해 했다.
김 경위는 "지금 상황에서 만약에 경찰국이 신설되고, 소신 발언한 하위직 공무원들하고 총경급 인사들을 다 제외시켜 버리면 과연 어떤 세상이 올까?"라며 "정말 우려했던 것들이 현실로 지금 나타나는구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소신 발언 하는 것을 '쿠데타'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황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경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의 징계와 형사 처벌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건 대가가 이런건가?"라며 "정말 너무 속이 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수 단체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저희들을 고발했는데, 자꾸 경찰관들이 정치적인 활동을 한다고 몰아가는데, 저희들은 정치적 발언을 한 적 없다. 우리의 목표는 딱 하나,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경위는 총경회의까지 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이 문제가 처음 시작됐을 때 직장협의회 회장들이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직장협의회 회장들은 14만 경찰관들이 각 관서별로 투표를 해서 우리 경찰서의 의견은 이분이 (대표하는 것을) 신뢰할 수 있다고 뽑은 사람들이다. 거의 90% 이상 경찰관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분들인데, 그분들하고 대화를 안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고 각 경찰청별로 20명씩 모아서 간담회를 한다지만, 직장협의회 회장들이 있는데, 굳이 현안 사항을 잘 모르는 20명을 모아 놓고 토론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장관님께서 저희들 이야기를 안 들어 주기 때문에 삭발, 단식을 하게 된 것이고, 이래도 안 되니 서장님들(총경들)이 우리라도 이야기를 해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해서 총경회의가 개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경위는 이어 "지금 30일 날 경감 이하 팀장님들하고 계장님들이 총경들이 나서도 안 되니까 우리가 또 한번 나서 보자, 부당한 것을 알려야 되지 않겠냐"며 "아산 인재개발원에서 하기로 돼 있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아산 인재개발원 장소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또 "행안부 장관님께서 쿠데타라고 말씀하시고, 지금 이런 공문(언론 인터뷰 금지 공문)까지 내려와 있다면 14만 경찰관들 중 두려움에 안 떨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내란죄를 저지른 범죄자처럼 틀을 만들어 놓고, 공문도 보내서 2시간 이내에 직무에 복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여행할 경우 신고를 해야된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 30일 팀장급 회의에 얼마사 소신을 갖고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총경회의 과정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가 내린 '해산 명령'에 대해서도 "해산 명령은 아주 옛날 폭력 시위가 난무할 때 쓰던 단어"라며 "아마 경찰청에서 현직 경찰관들한테 내린 첫 해산 명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총경회의는 일주일 전에 이야기를 미리 했었고, 그 내용 자체가 위험하고 심각한 이야기가 아닌 경찰국 신설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자고 모인 부분인데, 그게 해산 명령에 해당하는 부분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김 경위는 행안부에서 발표한 '당근책'으로 공안직 편입과 복수직급제 등에 대해서도 "경찰국 신설이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과 관련된 것인데, 당근책과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 "대통령께서 취임하면서 경찰관들한테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 주겠다고 했고, 공안직으로 편입시켜 주겠다고 했는데 그게 다 폐지됐다"면서 "행안부 장관님께서 또 공안직, 복수직급제 이야기를 꺼냈는데 과연 그게 지켜질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공안직, 복수직급제 등은 차츰차츰 만들어 가야 할 복지의 문제이지, 경찰국 신설과 가치를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당근책으로 경찰국을 신설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어 "국방과 치안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사무고 그 최종적인 지휘감독자는 대통령"이라며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집단적을 반발한다는 것이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경찰국 설치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텐데 다양한 의견이 존재 할수는 있는 것이지만 국가의 기본적인 질서나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