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2305억 떠안아...NH·KB·유진도 인수
8월 21일 전환청구 가능...전환가액보다 주가 높아야 유의미
◆…CJ CGV 3개월 주가 흐름. 네이버 증권
CJ CGV의 전환사채(CB)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청약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3700억원에 달하는 미매각 물량을 떠안게 됐다. 다음달 21일부터 전환 청구를 통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만큼 주가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가 지난 18~19일 실시한 4000억원 규모의 CB 청약에서 3689억원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일반공모 경쟁률은 0.043대 1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들이 인수비율에 따라 나눠 가졌다. 대표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2305억원으로 실권주의 62.5%를 떠안았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NH투자증권(22.5%)은 830억원, KB증권(12.5%)은 461억원, 유진투자증권(2.5%)은 92억원을 각각 인수했다.
CJ CGV가 발행한 CB는 다음달 21일부터 주당 2만2000원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표면금리는 0.5%, 채권수익률은 연 3.0%, 채권 만기일은 2052년 7월 21일이다. 2027년 7월 21일부터 조기 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해 채권을 미리 갚을 수 있다.
CJ CGV는 2400억원의 운영자금과 1600억원의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B를 발행했다. 운영자금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등 배급사에 매출을 배분·정산하는 데 활용된다.
CJ CGV의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2만450원으로 올해 고점(2만8550원) 대비 28.37% 하락했다. 전환가액인 2만2000원보다 1550원 낮다.
시가 하락에 의한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적용되지 않는 CB라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낮을 경우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다음달 11일에는 유상증자(1500억원)로 인한 신주 681만주가 상장되면서 1주당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 전환 가능 물량과 유상증자를 고려하면 주식 수는 현재 상장주식 수 대비 약 81%가 증가한다”며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남에 따라 주당순이익(EPS)이 낮아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관업무를 맡은 증권사 관계자는 “8월 21일부터 전환 가능하나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CB로 보유할지 팔지는 향후 주가 흐름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