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바닥 찍고 숏커버링으로 7월 반등”
“무차입공매도 관행...솜방망이처벌 문제”
“개인도 하방 베팅해 수익 낼 수 있어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제공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 소장은 9일 “외국인의 공매도로 6월 코스피가 실제보다 더 바닥을 쳤고 7월 숏커버링(공매도 상환) 과정에서 반등했다”며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단기에 바닥을 찍는 데까지 밀렸던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 소장은 이날 KBS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 출연해 “정부는 공매도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이를 개인들이 곧이곧대로 못 듣는 이유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 소장에 따르면 6월은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40%에 달했지만 7월 20% 후반으로 줄었다. 그런데 7월에 게임, 엔터, 화학, 리오프닝 등 업종별로 특별한 이슈 없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로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잇따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으로 인해 주가가 순환매를 돌면서 급등한 것으로 풀이했다.
차 소장은 “정황상 6월에 코스피가 밀릴 때 들어온 공매도 세력들이 7월에 지수가 반등하자 ‘이제는 더 빠지지 않으니 이익을 챙기자’고 판단해 되사는 것”이라며 “윤리적이냐를 떠나서 하나의 매매 기법이기는 하다”라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를 악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차 소장은 “모든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를 악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대부분인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개인은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려와야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증권사뿐만 아니라 예탁결제원에서 대차할 수 있어 ‘원하는 주식을 언제든지 빌려 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개인과 달리 외국인은 국공채를 담보로 예탁원에서 주식을 빌릴 수 있어 자금력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봤다.
일부 증권사의 무차입공매도 논란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불법공매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차 소장은 “(불법공매도 세력들은)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공매도 주문을 하는 것을 관행적으로 해왔다. 주식을 빌려 3일 뒤 결제하면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엄연한 불법”이라며 “공매도로 얻는 이익이 과태료보다 더 크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정황은 전산으로 적발해야 하는데 전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건 비용을 아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며 “회사에도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담보비율을 120%로 낮춘 데 대해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논리’라고 평가했다. 개인은 기관·외국인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토로하는데, 정부는 각종 규정으로 개인을 보호하고 있다고 논리만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차 소장은 “일단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야 한다. 개인들도 하방으로 베팅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동일하게 해 줘야 한다”며 “또 불법이라는 단어를 용인해 과태료로 흥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