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 개정 '의도와 속마음' 따르지 않겠다”...검수완박 무력화

"검찰이 깡패·마약 수사 왜 하지 말아야 하나"

민변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위헌적 발상"

한 장관은 12일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출입기자단에게 ‘수사 개시 규정 개정안(시행령) 관련 법무부 장관 추가 설명 자료' 입장문을 문자로 보내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 장관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넓히는 시행령 개정안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법률의 문언이 법률 해석의 원칙적인 기준임은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며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법률 위임에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고 했다.

그는 “정확히 ‘등 대통령령에서 정한 중요 범죄’라고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인데 어떻게 국회 무시인가"라며 "정부는 국회를 무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한 장관은 더 나아가 민주당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취지에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한 장관은 "다수의 힘으로 헌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개정 법률은 그런 ‘의도와 속마음’조차 관철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게 법문을 무시하면서 그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달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는다”며 “정부가 범죄 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오히려 직무 유기”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시행령 개정을 주도한 한 장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청법 개정안의 취지는 깡그리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시민단체들도 전날 성명을 통해 법무부를 비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법무부와 같이 해석한다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언제든지 중요범죄에 기타 모든 다른 범죄를 포섭시켜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며 "자의적 법률 해석으로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법무부는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거치며 간신히 진행돼온 지난 5년간의 검찰개혁을 무위로 돌리고 국회와 사생결단으로 대결에 나서는 것으로 극심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법사위에서 시행령의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