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덴마크보다 아동빈곤율 38%p 높아
한부모가족 중 모자가족세대 전체 78% 차지
"바우처 형식 아이돌봄 서비스 도입" 제안
◆…사진: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사회복지 예산과 복지체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에서 보듯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한부모가족 아동빈곤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미혼부모·한부모 자립지원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한부모가족의 아동빈곤율은 2021년 기준 47.7%로 OECD 평균인 31.9%보다 15.8%p 높아 OECD 회원국 중 네 번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부모가족 아동빈곤율이 가장 낮은 덴마크(9.7%)보다 38%p, 국내 일반가족(10.7%)보다 37%p나 높은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미혼부모는 모두 2만7245명이며 한부모가구 수는 153만300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 한부모가족은 2021년 기준 모두 18만5461세대다. 이중 모자가족세대가 14만4792세대로 전체 7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부자가족 3만7205세대, 조손가족 1056세대가 뒤를 이었다.
◆…표:국회입법조사처 제공
정부는 만 18세 미만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 세대주 중 소득이 중위소득(2022년 4인가구 기준 512만1080원)의 52% 이하(266만2962원)면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고, 60%(307만2648원) 이하면 건강보험료 경감, 주거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직업훈련에 참여하면 월 최대 28만4000원을 6개월동안 지원하고 연소득 3200만원 이하면 연 260만원의 근로장려금도 지급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장 조사 결과 미혼부모·한부모가족의 자립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제도 연계의 문제점 및 실효성의 한계가 관찰됐다고 전했다.
◆…자료:'복지로'홈페이지 캡처
먼저 사회복지 정보 사이트 '복지로'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는데다 동주민센터도 한부모가족 지원에 대한 전문적 안내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면 '취업을 하면 기초수급을 받지 못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제공 취업지원제도도 한부모 취업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다는 평가다. 직업훈련 분야가 다양하지 않은 데다 실제 취업과의 연계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자녀 등·하원을 위한 아이돌봄 시간제 서비스, 긴급돌봄 등은 거의 구할 수가 없거나 대기 시간이 매우 길어 이 제도 역시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게 공통적인 현장 의견이다.
아울러 보증금 등 자금 여력이 없는 미혼부모·한부모의 경우 전세임대 등 주거지원 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정부의 교육지원 제도 이용률도 현저히 낮아 학습 지원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사됐다.
이에 보고서는 읍면동 행정기관의 정보 제공 역량 강화와 노하우가 축적된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정보접근성 제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용·인턴십 제공 등을 '가족친화제도'에 포함시켜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바우처 형식 아이돌봄 서비스 도입을 제언했다.
보고서는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미혼부모·한부모가족을 위한 순환형 긴급주택 운영 및 기초학력이 부족한 청소년한부모에게 소규모 그룹의 학습지원 제공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