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이현 다카하마초에 위치한 간사이 전력의 다카하마 원전 모습. 일본 정부는 전력 부족을 이유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가동이 중단된 원전 7기의 재가동도 추진하고 있다. 도쿄 전력의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 6~7호기, 간사이 전력의 다카하마 원전 1~2호기, 도호쿠 전력의 오나가와 원전 2호기 등이 재가동 대상에 올랐다. <사진 로이터>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7∼28일 18세 이상 유권자 998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원전 신·증설에 58%가 “반대”라고 답해 “찬성”(34%)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24일 탈(脫)탄소 정책을 논의하는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 회의’에서 “차세대형 혁신로(爐) 개발·건설 등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항목이 제시됐다”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본 언론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제1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 신·증설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던 일본 정부 입장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의 여파로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한 일본은 지난 2015년 안전 점검을 거쳐 일부 원전 재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일본 내 원자로 가운데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에 합격해 재가동한 원자로는 모두 10기다.
심사에는 합격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얻지 못했거나 안전 대책 공사가 늦어져 아직 재가동하지 않은 원자로는 7기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 차세대형 원전 개발·신설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해서도 내년 이후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또 원전 운전 기간도 기존의 최장 60년에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로 규제법을 개정해 원전의 운전 기간을 40년으로 규정했다. 단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인가를 받으면 최장 20년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반대 여론에도 원전 신·증설이 검토되는 이유의 하나로 전력 수급 문제가 꼽힌다. 일본은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 연료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147년 만의 폭염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도 일본 정부의 원전 정책 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