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은 팬데믹으로 고통받는데 '백신 주식 매수'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30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브리핑

"국가 자문회의 참석한 진짜 목적이 방역에 대한 자문을 위해서냐, 아니면 주식투자를 위해서냐"

민주당,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서 이해충돌 여부 집중 질타

백 청장 "이해충돌 없었지만 국민 눈높이 맞추겠다"... 처분 의사 내비쳐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직무 관련성 높은 다수의 바이오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 백 청장을 겨냥해 "국민은 팬데믹으로 고통받을 때 백신 주식 매수한 질병관리청장"이라며 "국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진짜 목적이 방역에 대한 자문을 위해서냐, 아니면 주식투자를 위해서냐"라고 질타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백 청장이 백신 문제를 다루는 국가자문위원회에서 백신 승인 여부 등 내부자 정보를 취득해 주식투자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백 청장이 백신 회사 주식을 매수한 지난 3월은 확진자 발생 하루 최대 60만 명에 이르렀던 때"라며 "전 국민이 코로나로 고통받던 시기에 백 청장이 국민의 고통을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면 고위공직자로서, 국가방역의 책임자로서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백 청장이 매수한 백신 회사 주식은 8월 현재 공모가의 5배까지 폭등했고, 백 청장은 그 사이 백신 관련 국가 자문회의에 27차례 참석했다"며 "백 청장이 국민이 팬더믹으로 신음하던 시기에 백신 관련 주가 상승을 예측하고 자기 재산 증식에 몰두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은 '자문은 민간전문가로서의 활동이라 이해충돌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변명했는데, 당시는 민간전문가라 의해 충돌 의무가 없다니 국민 상식에 반하는 궤변"이라며 "사심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문하는 많은 민간전문가를 욕보이지 말기 바란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과 상식의 실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 방역하겠다며 실상은 방치 방역, 관람 방역의 무능을 보여주는 백 청장이 자질과 능력에 이어 도덕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라며 "본인의 진퇴를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6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공개자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백 청장은 61억499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백 청장 명의의 상장주식은 총 2억4896만원 상당인데, 직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신테카바이오 3332주, 바디텍메드 166주, 알테오젠 42주,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등이다.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질병청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종목으로 취임 직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백 청장은 다른 바이오 주식은 여전히 보유한 채 인사혁신처에 주식의 직무관련성 여부 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백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9월 말쯤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매도하거나 백지신탁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 청장이 아직 보유한 주식 중에서도 바디텍메드의 경우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어 직무 관련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백 청장은 "바디텍메드가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저도 뉴스를 통해 처음 접한 내용"이라며 "(인사혁신처가)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백 청장의 바이오주 보유 이해충돌 소지를 집중 질타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대응 총책임자인 질병청장이 정부 지원금을 받은 진단키트 개발회사 주식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질타했다. 신현영 의원은 "백 청장은 지난 정부부터 백신 관련해서 40차례 전문가로서 자문을 했다"며 "전문가 윤리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영교 의원도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다면 청장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이해충돌이나 정보활용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 청장은 "국민 보시기에 부족한 부분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다만 주식 매입 시점이나 구매액수를 고려해 오해의 소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며,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 매입 시기는 전문가 활동과 일치하지 않으며 전문가 자문위에서 획득한 정보를 활용하지는 않았다"면서 "직무관련성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며 전문가 윤리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은 "국민과 언론에 검증받아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5년간 주식 구매와 매매 내역에 대해 의원실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서 의원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처분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백 청장은 "전문가 자문위와 주식 보유 내용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확인했던 사항"이라면서도 "보유한 주식은 매우 소액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추도록 처분할 용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