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통령실 검핵관 장악, 심각한 문제...당내 윤핵관 분화될 것"

박지원 "대통령실 검핵관이 장악해도 여의도·국회는 장악 못해...당내 윤핵관 어려워질 것"

"정치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검찰총장 하듯 안돼...새로운 비전 제시해야"

"돌고 돌아 또 권성동, 이준석 다시 못 들어온다는 윤심(尹心) 받아 똥볼 차"

이재명 '단독 영수회담' 제안 "尹, 여당 대표 선출되면 만나자? 그러면 안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31일 대통령실이 대대적인 조직 점검과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시대에서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의 시대로 지금 넘어가고 있다"며 "검핵관은 아무도 안 나간다. 검핵관들이 사실 인사 검증 다 장악하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추천했고, 누가 검증했으며, 누가 공직기강을 세웠나. 이건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지인, 측근, 친인척, 추천 인사 등을 다 (검증)해봐야 된다. 이건 일종의 윤핵관들이 심은 대통령실의 권력투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선임행정관 이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제출받은 직무기술서, 여러 평가 등을 토대로 인적 쇄신 및 업무 재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쇄신 작업은 '늘공'(직업 공무원), '어공'(어쩌다 공무원) 구별 없이 능력부터 근무태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치권 등에서 '어공'들에게 쇄신 작업이 집중될 거로 알려진 것과 달리 '늘공'들도 평가가 좋지 않으면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직원 중 80명가량이 교체될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정무 라인을 원점부터 재정비할 방침이다. 이진복 정무수석을 유임시키는 동시에 전날 문책성 인사로 나란히 공석이 된 정무1·2비서관 자리를 신속히 채워 라인업을 재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윤핵관을 보내고 당에서는 윤핵관 중 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일단 수습을 맡기고 있는데 미스매치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실은 검핵관이 장악할 수 있지만 여의도·국회는 검핵관이 장악할 수 없다. 검사들을 국회에 파견할 수가 없지 않나"라며 "의원들이 윤핵관을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당에서도 윤핵관이 분화되고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떤 강력한 권력도 정치는 민심을 못 이기고 경제는 시장을 못 이긴다. 지금 민심이 윤핵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을 '검핵관'이 장악하면 정무기능이 강화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검찰은 되지만 대통령실, 대통령은 안 된다. 진짜 이게 제일 심각한 문제"라며 "정치는 다른 게 아니고 상식적으로 접근하면 될 텐데, 윤 대통령께서 꼭 검찰총장 하듯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대통령께서도 심기일전해서 과감한 인적개편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지 지금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겠다는 비전 제시가 없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국민의힘에 대해선 "거꾸로 가도 비대위, 바로 가도 비대위, 돌고 돌아 권성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 권성동, 여기에는 윤심(尹心)이 실려서 최종적 책임은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리더십이 이렇게 흔들려서 나라가 되겠나"라고도 질타했다.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데 대해 "윤 대통령께서 체리따봉을 보내면서 '이준석은 다시는 못 들어온다.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윤심을 받아서 똥볼 차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이 석 달 넉 달 만에 이런 일이 어디 있나. 공정과 상식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비대위, 비대위만 외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또 가처분 신청하면 서울남부지법 그 판사님이 가처분신청을 받아서 추석 지나서 결과가 나오면 그게 어떻게 되겠느냐"며 "왜 쉽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돌고 돌아 권성동, 거꾸로 읽어도 비대위, 이게 말이 되냐"고 거듭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영수회담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민생 민생 하면서 대통령과 영수회담 해가지고 다 돕겠다, 얘기했다. 대통령도 전화하시면서 단독 영수회담이 아니고 여당 대표 선출되면 같이 만나자, 이건 또 그러면 안 된다"며 "민주당은 대안정당이다. 이재명 대표도 리더십을 분명히 해서 잘하는 것은 잘한다, 그리고 문제를 함께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법치를 강조하시는데 그것은 검찰총장 때고, 지금은 정치다. 법치를 뛰어넘는 게 정치인데, 영수회담을 할 수 있으면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계속해서 여러 가지를 조정해 나가야만 국민이 살고 경제 물가가 잡힌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추진에 대해선 "민주당으로서는 할 것"이라며 "강온작전을 하면서 정부의 대통령실의 민주당 사법리스크를 잘 쳐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