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배추·오이 등 채솟값 27.9% 급등
외식 물가는 30여년 만에 최고치 기록
갈비탕·자장면·김밥 등 서민 먹을거리 '껑충'
◆…치솟는 물가로 추석 장보기 부담이 커진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9.1 사진:연합뉴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주부 박모 씨(50)는 대형마트에서 배추를 사려다 깜짝 놀랐다. 배추 한단 가격이 9000원을 육박해 가격표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박 씨는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 명절음식을 장만해야하는데 엄두가 안난다.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 1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명절 음식 장만에 서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주춤했지만 기록적 폭우로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차례 음식과 직결되는 농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전년보다 27.9% 올랐는데 이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호박이 83.2%로 가장 많이 올랐고 뒤를 이어 배추 78.0%, 오이 69.2%, 무 56.1%, 열무 54.3%, 파 48.9%, 가지 46.4%, 미나리 39.4%, 감자 37.1%, 당근 34.1%, 부추 26.0%, 상추 24.3%, 깻잎 22.6% 등 대부분 채소류 값이 훌쩍 뛰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배너에 인상된 가격표가 덧붙여져 있는 모습. 2022.7.3 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도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 5%대에서 ▲2월 6.2% ▲3월 6.6% ▲4월 6.6% ▲5월 7.4% ▲6월 8.0% ▲7월 8.4% ▲8월 8.8%로 6월부터 3개월 연속 8%대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39개 모두 전년 동월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세가 가장 컸던 품목은 갈비탕으로 13.0%나 뛰었다.
자장면은 1년 전보다 12.3% 올랐으며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치킨(11.4%), 삼겹살(11.2%), 칼국수(11.2%), 라면(11.2%), 떡볶이(10.7%), 짬뽕(10.6%), 도시락(10.4%), 돼지갈비(10.3%), 피자(10.1%) 등이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회(9.8%), 돈가스(9.8%), 볶음밥(9.7%), 설렁탕(9.6%), 된장찌개 백반(9.1%), 삼계탕(9.1%), 김치찌개 백반(8.9%), 소고기(8.9%), 냉면(8.8%), 쌀국수(8.7%), 탕수육(8.3%), 비빔밥(8.2%), 오리고기(8.1%), 스파게티(7.9%), 맥주(7.9%), 스테이크(7.3%), 소주(7.2%), 불고기(7.1%), 생선 초밥(5.8%), 막걸리(5.7%), 커피(5.3%), 구내식당비(4.5%)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곡물, 기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급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 지역 외식품목 8개 중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6300원으로 1년전 5462원보다 15.3% 상승했다. 칼국수 역시 한 그릇에 8385원으로 전년 동월(7462원)에 비해 12.3% 올랐다. 특히 국제곡물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가루 외식품목의 인상률이 높았다.
삼계탕은 7월 처음으로 평균 1만5000원대를 웃돌면서 1만5385원으로 지난해 대비 9.2% 올랐다. 이밖에 △냉면 8.8%(1만423원) △김밥 8.7%(2969원) △삼겹살 6.9%(1만8056원) △김치찌개백반 7.2%(7423원) △비빔밥 5.9%(9654원) 역시 작년보다 가격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