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암 만성질환용 ‘메디푸드’ 참여 잇따라

만성 질환자 및 환자 식사 대안으로 각광 전망
환자 식생활 질 향상, 의료비절감 등 부수 효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특수 설계된 메디푸드가 주목 받으면서 관련 산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아워홈, 매일유업, 남양유업 대상 등 식품업계는 물론 제주도, 완도군 등 지자체들도 메디푸드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 절반이상이 만성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복약지도, 재활, 식이요법 등 의료 서비스 수요도 보다 다양해 질 것으로 전망돼 메디푸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워홈은  미래성장동력으로서 메디푸드를 육성키로 하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아워홈은 지난 5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시행하는 ‘2022년도 고부가가치식품개발사업 미래대응식품’ 연구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연구과제는 ‘소화기암 환자의 수술 후 영양 충족, 소화 증진이 가능한 암환자용 메디푸드 산업화’이다. 개인별 맞춤 건강식, 연화식 등 케어푸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아워홈은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암환자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환자영양식 및 이유식, 스포츠영양식, 고령자 식사 대용식 등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워홈은 사용자 맞춤 질병 예방 및 건강 관리사업을 키워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메디푸드 전문 인력을 양성해 국가의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국내 최초로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8종 12개 제품을 개발해 생산 공급하고 있다.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들은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분해하지 못하는 대사산물이 축적돼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 등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매일유업은 특수분유 생산에 어려움이 있고 수익성이 거의 없음에도 환자들을 위해 생산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 와 배려 문화 조성을 위해 ‘하트밀 캠페인’을 비롯, 환아 가족들에게 질환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희망을 주기 위해 보건복지부, 인구보건복지협회와  함께 ‘PKU가족캠프’를 20년째 진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월 ‘케토니아' 분유 개발 20주년을 맞아 난치성 소아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한국뇌전증협회와 협약식을 체결했다.

케토니아는 뇌전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출시된 분유로, 고지방 식단을 지속 할수 있는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통해 증상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남양유업은 가정에서도 치료를 도울 수 있도록 2002년 세계 첫 액상형 케톤 생성식을 개발했다. 남양유업은 환아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 가정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세브란스병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12년째 케토니아 무상 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독일 제약사 프레지니우스카비와 협업, 환자 영양식 브랜드 ’프레주빈‘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며 메디푸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프레주빈 당케어’는 당뇨 환자용 식품으로 국내의 당뇨 환자용 식품 기준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단백질 함량은 1일 단백질 권장 섭취량의 25%가 함유되어 있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크롬의 함량은 1월 권장 섭취량의 67%가 함유되어 있다.

‘프레주빈 굿케어’는 가정에서도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제약회사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영양치료제로써 수술 전후 환자에게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1.42g이나 함유되어 있다.

대상그룹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현미와 렌틸콩, 퀴노아를 넣어 당 함유량을 낮춘 당뇨 환자용 ‘뉴케어 당플랜 볶음밥’을 시판하고 있다. 2015년 당뇨환자를 위한 맞춤 음료 ‘뉴케어 당플랜’을 출시했으며 ‘뉴케어 당플랜 프로’도 내놨다. 지난해 뉴케어 당플랜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360% 급증했다.

지자체들도 지방 특산자원을 활용한 메디푸드 개발에 뛰어 들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제주테크노파크 주최로 열린 제주형 메디컬푸드산업육성 토론회에서 제주 특화형 메디푸드 산업육성을 위한 의견이 활발히 오갔다. 또한 제주의 산림과 바다 자원을 활용해 신약과 메디 푸드 개발 가능성을 토의하는 제주형 '신약연구와 메디컬푸드의 새로운 자원과 소재가치의 발굴'이라는 포럼이 오는 7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완도군은 지역 특산 해산자원을 소재로 만든 식품이 항암 치료 후 섭취 가능한 메디컬 푸드 개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완도군은 환자들이 치료 후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완도 바다에서 생산되는 전복과 해조류등을 활용, 메디푸드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복내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해외 학술지에 기재되기도 했으며 ‘톳’의 성분인 알긴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메디푸드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식약처는 '의료용 식품 관리체계 규제영향분석 연구' 용역을 통해 메디컬푸드의 시장 증가에 따른 메디컬푸드 관리체계 법률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에는 기존의 장질환, 신장질환, 당뇨 등 13종에 국한된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 유형에 고혈압, 간질환, 폐질환 등 5개 유형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련자는 “메디컬푸드가 활성화되면 환자들은 메디컬푸드를 통해서 식생활의 편의는 물론이고 약에 대한 의존도 일부 줄이는 효과 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을 통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메디컬 푸드의 성장 추세에 맞춰 다양하고 효과적인 제품이 시장에 출시 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