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발행 시 블록체인 기술 수용
유통체계는 기존 인프라 최대한 활용
증권사가 증권 매매중개, 한국거래소가 장내시장 운영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 정립방향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일 “증권형 토큰의 혁신성은 저비용·맞춤형 증권의 발행과 비정형적 권리의 유통”이라며 “다만 제한 없는 공모발행과 독립적이지 않은 시장운영에 따른 거래 편의 등은 혁신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향’ 의견수렴 세미나에서 ‘유관기관 합동 T/F 검토 초안’을 발표했다.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란 증권성 있는 권리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증권형 토큰의 세계 시가총액은 7월 기준 약 23조원(179억달러) 규모다. 우리나라는 가상자산공개(ICO)와 증권형 토큰 공개(STO)를 금지해 왔다.
현행 자본시장 및 전자증권 제도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나 이를 통한 정형화 되지 않은 증권의 유통을 상정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 보호와 금융안정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토큰의 증권성은 사안별로 개별 판단해야 하나 법 적용의 예측가능성을 위해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에 대한 예시를 가이드라인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증권발행 시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고, 유통체계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증권형 토큰의 장점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균형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형 토큰 평가 및 정책안에는 발행인이 기존 계좌관리기관(증권사, 은행 등)을 통해 또는 직접 계좌관리기관이 되어 발행하도록 하고 예탁결제원이 증권형 토큰의 발행을 관리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예탁결제원은 전자등록기관으로서 등록심사와 총량관리를 담당한다. 분산원장과 별도로 계좌부 전자증권을 발행하는 ‘미러링 방식’을 당분간 활용하고 이후 전자증권법이 정비되면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 보호와 규제차익 방지를 위해 증권형 토큰에도 기존 증권과 동일한 유통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가 증권을 매매 중개하고 한국거래소가 장내시장을 운영하는 체계가 마련됐다. 한국거래소에 디지털증권 시장을 추가 개설하고, 증권사가 장외거래를 중개하되 규모를 제한하고 자기발행증권을 중개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러한 유통체계는 향후 ATS 등 증권 유통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 증권형 토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4분기 중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한 뒤 내년부터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령 개정 등을 통해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