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0.3원 오른 1371.7원 마감…장중 연고점 또 경신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했다. 5거래일 연속으로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중국의 위안화 약세 방어 정책 발표에 장중 하락했지만 유럽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에 나섰지만 환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3원 오른 1371.7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1일 1379.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개장 초반 1364.4원까지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오름세를 보이면서 1375원을 기록하며 장중 연고점을 또다시 갱신한 데 이어 1377.0원까지 치솟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민은행의 위안화 약세 방어 정책 발표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하락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며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으로 이뤄진 OPEC+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전날 러시아의 독일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론이 감돌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천연가스 급등의 파급효과는 독일 PPI의 슈퍼서프라이즈 발표와 함께 시장에 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유럽 역시 미국의 금리인상을 따라가고 있으나 경기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유럽의 부진은 구조적인 달러강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동결을 지속 중인 일본은 수입물가상승률이 엔화 약세와 함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현재 물가수준을 고려할 때 당장의 부담은 아니다”며 “하지만 일본이 물가부담, 엔화공격 등으로 무제한 자산매입 종료 혹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구조적 달러 강세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이날 국내은행 및 외국은행 지점과 '외화유동성 점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외국인의 한국시장 평가‧전망, 외화유동성 상황 및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김영주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위기 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각 은행의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