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월 발간 '대만백서’서 "필요시 무력 사용 대만 통일" 재강조

국회도서관, 6일 ‘현안, 외국에선?’(2022-17호, 통권 제43호) 서 밝혀

발간 배경 '탈중국정책·미중 갈등-시 주석 3연임 정당성 확보' 등

보고서 미·중간 경쟁 첨예화에 韓 '한반도 미칠 영향 예의주시' 권고

중국은 올해 8월 발간한 '대만백서'에서,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을 통일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회도서관(관장 이명우)은 6일 중국의 '대만백서' 발간과 동아시아 외교·안보를 다룬 ‘현안, 외국에선?’(2022-17호, 통권 제43호)을 발간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2년 만에 발간된 '대만백서'의 발간배경과 주요내용을 살펴본 후, 동 현안에 대한 대만 및 주요국의 대응 현황을 분석함으로써 우리 의회외교에 주는 함의를 도출했다.

중국 국무원(정부)은 지난 8월 '대만문제와 신시대 중국의 통일사업(台湾问题 与新时代中国统一事业)' 제하의 백서를 공개했다. 중국은 1993년과 2000년에 대만문제에 관한 백서를 각각 발간한 바 있으며, 금번 백서는 22년 만에 발간된 것이다.

보고서는 이번에 중국에서 발간한 백서가 '조국통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어조가 매우 강경해졌으며, 통일 이후 대만정책의 변화 또한 예고하면서 이전의 백서와는 차별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서의 발간은 △대만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는 대만의 탈(脫)중국 정책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심화 △시진핑 3연임의 정당성 확보 등 복합적인 대내외 정세를 그 배경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하나의 중국원칙'을 인정하면서도,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 차원에서의 '의회외교'를 적극 활용해 대만과의 교류 강화 및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가속화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대만을 둘러싸고 매우 첨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미·중 갈등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 백서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을 지칭) 갈등의 첨예화 가운데 발간돼 관심을 끌었다.

이명우 도서관장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정세는 향후 동아시아 지역의 외교·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본 보고서가 국회 내 외교정책 논의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 백서는 2000년 발간된 백서보다 3000자 가량 늘었다. '하나의 중국 원칙(一个中国的原则)'을 거론하며 비교적 정제된 단어를 구사한 지난 백서에 비해, 금번 백서는 '조국통일(祖国统一)’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어조가 매우 강경해졌다는 평가다.

백서는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분열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재 대만의 집권정당인 민진당(民进党)이 외부세력과 결탁하여 중국을 도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즉 민진당의 행보는 양안관계의 긴장을 일으키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바, 평화통일을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될 장애물이라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외세의 일체 간섭을 불허하면서 미국 등 외부세력이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대만을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고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대만과 공식적인 왕래 강화 △무기 판매 지속 △미국-대만 간 군사적 유착 심화 △기타 국가들을 대만 문제에 끌어들이는 등의 행위를 열거하는 등 종전 백서에 비해 비판 수위를 강화했다.

특히 평화통일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면서도, 무력의 포기를 약속하진 않을 것이며 필요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 지역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대규모 포위훈련을 실시했다. 백서는 이전과 같이 '일국양제(一国两制)'의 원칙 하에 통일 이후 대만 지역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홍콩과 유사한 수준의 관여를 할 것임을 시사해 통일 이후 대만정책의 변화 예고하기도 했다.

즉, 통일 이후 ‘중국 중앙정부는 군대나 행정 당국자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를 처음으로 삭제하고, 국가의 주권과 안전 등을 확보한다는 전제 하에 대만은 ‘특별행정구(特别行政区)’로서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현재 중국 내 특별행정구는 홍콩과 마카오뿐이며, 금번 백서에서 대만을 처음으로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백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대만정책이 거둔 성과를 부각시킴으로써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양안관계의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하는 등 조국통일의 과정을 추진 중이라고 시 주석 집권기 대(對)대만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중국의 이 같은 백서발간은 △대만 민진당의 집권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시진핑 3연임의 정당성 확보 등 복합적인 대내외적 환경을 그 배경으로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2016년 집권한 대만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은 아세안 국가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향정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감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며, 미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탈(脫)중국 행보를 가속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 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구체화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쿼드(Quad)와 오커스(AUKUS) 등 동맹국과의 연대를 활용해 대(對)중국 압박을 추진 중이며, 자유와 민주 등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과의 협력 역시 강화 중이다.

한편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기존엔 5년씩 2회만 가능)을 폐지한 시 주석은 2022년 하순 개최될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공식화하고자 하며, 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대만 문제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대만을 둘러싸고 매우 첨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로선 대만문제에 관한 미·중 간 갈등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주요국의 대(對)대만 의회외교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국회 차원에서의 외교·안보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는 기존의 전략을 고수·강화하고 있고, 의회 차원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구체화 중인 추세인 바, 미·중 간 갈등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역시 △미국과의 가치(인권·민주·자유 등) 공유 △대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 등을 감안해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의회외교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