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84.2원 마감…“킹달러에 추가 약세 우려 증폭”

원·달러 환율이 1384.2원으로 급등했다. 7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대폭 축소되고 8월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상승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및 유럽 에너지 대란 리스크로 인한 킹달러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의 추가 약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2.5원 오른 1384.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0일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개장 초반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1388.4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또 경신했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지만 환율 상승을 막기에는 힘이 부쳤다. 추 부총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최근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당국이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며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최근 원화의 약세 속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며 “ECB 통화정책 결정회의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므로 추석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태세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 및 유럽 에너지 대란 리스크로 인한 킹달러 현상으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의 동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엔·달러 및 위안·달러 환율은 우려 수준인 1400원, 150엔 및 7위안에 동시에 육박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110을 돌파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에 따라 원화,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며 원·달러 환율도 1390원에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는 물론 엔·달러 및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레벨대이자 금융시장에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인 1400원, 150엔 및 7위안에 동시에 육박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킹달러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변수나 이벤트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추가 약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