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2일 '타인 명의로 재산은닉한 악의적 체납자 추적조사 실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 최근 3년간 수십억원의 고액 수임료를 받아온 변호사 A씨. 이 수임료는 지인 명의인 통장에 꽂혔다. 수입금액을 감추기 위함이었다. A씨가 내야 할 세금(부가가치세 등)은 수억원에 달했는데, 그는 "재산이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했다. 하지만 A씨는 배우자 명의인 고가주택에 거주하고, 배우자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차명계좌·배우자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 숨긴 재산을 밝히기 위한 추적조사에 착수했다. 은닉한 재산을 발견됐을 땐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을 검토한다고 한다.
◆…수임료를 지인명의 계좌로 수취·은닉하고 호화생활 중인 변호사 사례.(자료 국세청)
#. 병원장 B씨는 수입금액을 탈루한데 따른 세무조사를 받기 전, 비상장주식을 양도하고 그 양도대금 일부를 친인척 명의계좌로 숨겼다. 세무조사에 따라 고액의 세금이 부과됐는데도 납부를 거부했고, 강제징수를 피하기 위해 병원을 폐업하는 ‘꼼수’를 썼다. 그는 배우자 명의 고가주택에 거주하거나 고급승용차를 몰고 있다. 국세청은 친인척 명의 계좌로 수령한 양도대금에 대해 체납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채권을 압류하고, 본인 명의 계좌로 수령한 양도대금 사용처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이처럼 타인 명의로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거나 신종 금융자산을 활용한 체납자 527명에 대해 추적조사를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타인 명의로 소득을 분산해서 강제징수를 회피한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 468명, 사모펀드(집합투자증권) 출자금·P2P(온라인투자연계) 금융상품·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는 체납자 59명이다. 국세청이 밝힌 사례를 보면, 체납자 C씨는 비수도권 소재 부동산을 판 뒤, 양도대금 일부를 가상자산으로 숨겼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통해 체납자의 가상자산이 처제의 가상자산 주소로 이전된 사실을 확인했고, 민사소송 제기 등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C씨를 포함해 조사를 통해서 징수·채권 확보한 금액은 66억원이다.
◆…(자료 국세청)
국세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거주지·은닉재산, 생활실태를 정밀하게 분석해 고액·상습체납자의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6월까지 총 1조2552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확보했다. 또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378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체납자 247명을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도 강화했다.
단속 과정에서 드러난 고액·상습체납자들의 재산은닉 수법을 보면, 한 체납자는 세무조사를 받던 도중 배우자 명의로 법인을 설립한 뒤, 위장이혼하고 운영하던 법인을 폐업해 고의로 세금을 체납하는 식으로 강제징수를 피했다. 국세청은 배우자 명의 사업장으로 출·퇴근하던 체납자를 잠복·추적해 직원 명의인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했고, 거주지를 수색한 결과 개인금고에서 현금 14억원을 발견해 징수했다.
국세청은 "납세의무를 회피하면서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악의적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추적조사 역량을 집중해서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하겠다"면서 "국세청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자발적 신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료 국세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