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동부 합병에 美 전방위적인 제재 쏟아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을 선포하자 미국이 전방위적인 제재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 선언이 나오자 미국 주요 부처인 국무·재무·상무부가 일제히 전방위적인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주요 인사들에 대해 대규모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대상은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해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 109명과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이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부인과 자녀들, 러시아 군산복합체 소속 14명도 포함됐다.

재무부는 러시아에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 누구든 제재받을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미 국무부도 조치에 나섰다. 러시아군과 벨라루스군 관계자, 우크라이나의 주권·영토 보전·정치적 독립을 침해한 대리 세력 등 900여 명의 비자 제한 조치를 취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고문 살해한 러시아군 오추르 슈게 몽구쉬와 그의 가족도 제재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불법 시도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모든 개인과 단체, 국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방산업체에 물품을 조달한 혐의로 중국 시노전자, 아르메니아 전자장비업체 타코도 이번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 상무부는 러시아와 크림반도에 있는 57개 단체를 미국 수출통제 위반 단체 목록에 등재해 총 제재 대상은 392개로 늘어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국제 사회와 함께 러시아의 조치를 규탄하고 러시아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되찾는 데 필요한 장비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강제 합병한 러시아의 뻔뻔한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엔 헌장을 짓밟으면서 평화로운 국가를 멸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4개 점령지역의 강제 합병을 선언하고 관련 조약에 서명했다. 해당 4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5분의 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