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핵전쟁 위협 막기 위해 전 세계 대응 나서야"

"러,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 점령으로 위험 높아져 "

"푸틴이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 그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

"'핵 선제타격론' 발언은 번역 오류, 러시아가 멋대로 해석"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두고 "그들의 사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시점에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의사소통은 시작했다"며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핵무기를 언급하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은 '지구 전체에 대한 위험'이기 때문에 바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함으로써 이미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자포리자 원전의 실무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하고 있지만 원전에 주둔하고 있는 약 500명의 러시아군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는 러시아 점령군의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제재 패키지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를 떠나게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을 향해 "당신의 몸과 권리, 영혼을 위해 싸우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 (전쟁에) 동원된 아이들은 총도 장갑차도 없이 '총알받이'로 전쟁에 던져지고 있다"면서 "그들이 '케밥'이 되고 싶다면 오도록 하겠지만 결국 그들도 사람이고 삶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싸워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걱정하는 것은 핵 공격이 아니라 자신의 공동체"라며 "그는 국민을 두려워한다. 국민만이 그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권력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핵전쟁 위협을 겨냥해 '아마겟돈' 위험성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한 직후에 이뤄졌다.

논란이 된 '핵 선제타격론'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사용한 우크라이나어가 오해를 받았다면서 선제타격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시 발언은 '공격'이 아니라 '제재'를 의미한 것으로 "'우리가 선제적으로 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선제타격) 번역 이후 러시아인들은 그들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받아들였고, 다른 방향으로 다시 번역하기 시작했다"면서 러시아가 논란을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와 한 영상 회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핵 공격을 기다리기 전에 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도록 '선제 타격'(preventive strikes)을 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