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보험 '유족에게 최대 2000만원 보험금 지급'
상법 제732조 '만15세 미만자의 보험계약은 무효'
2014년 세월호 참사때도 해당 조항 때문에 지급 제외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서 8일 경찰, 소방 등이 1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2.9.8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자 중학생 김군은 차를 빼러 간 어머니를 뒤따라 나섰다. 급격히 불어난 빗물에 차문을 열지 못하고 갇힌 어머니를 발견한 김군은 차문을 열어 어머니의 탈출을 도왔다. 그러나 가슴까지 차오른 수위때문에 체력이 떨어진 김군의 어머니는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며 김군을 설득해 밖으로 내보냈다. 김군은 어머니와 헤어지며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출구쪽으로 사라졌다. 다음 날 7일 김군은 안타깝게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달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항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중학생 김모(15)군이 시민안전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시민안전보험에 가입된 경북 포항시가 지난달 6일 태풍 힌남노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10명의 시민안전보험을 청구했다. 시민안전보험은 재난·사고로 인한 시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가입한 보장제도이다. 상해사망의 경우 유족에게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사고 당시 만14세였던 김군은 상법에 따라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법 제732조는 '만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담보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규정되어 있다. 해당 조항은 스스로 보험에 가입할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돈을 노린 부모의 보험 범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마련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망 당시 김군이 만14세라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시민안전보험을 계약한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모든 시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상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해당 조항 때문에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한 유가족이 생기면서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보험업계에선 시민안전보험 취지를 고려하면 '15세 미만' 규정 폐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