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중 30대 남성 26%로 1위
탈모 치료제...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미녹시딜 등
모발 이식용 접착제 개발...모낭없는 머리카락 두피 고정
보령 피나스테리드 성분 첫 스프레이 제형 출시 계획
◆…대형마트에 마련된 두피 탈모 케어존 자료사진:연합뉴스
쌀쌀한 환절기가 되자 평소보다 더 많이 빠지는 머리카락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가을철 탈모는 여름철 땀과 피지 분비로 두피가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지난해 탈모 환자는 24만296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21만5025명보다 13%(2만7천935명) 늘어난 수치다. 탈모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중 30대 남성이 전체 2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40대 25%, 20대가 24% 순이었다.
한때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던 '탈모'가 이제는 여성과 MZ세대에게도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나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이 탈모 증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상적인 탈모는 하루 80개 내외로 빠지지만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는 경우나 모발이 힘이 없고 가늘어진 경우, 두피가 평소보다 많이 가렵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탈모는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알파트라디올 성분을 탈모 치료제로 인정하고 있다.
◆…탈모 치료약 '프로페시아' 사진:로이터통신
대표적인 치료제로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성분 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성분 두타스테리드)' 그리고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 있다. 먹는 약들은 모두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남성호르몬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선 프로페시아가 2000년 3월 승인받으면서 먼저 출시됐고 이후 아보다트가 2004년 4월 허가를 받았다.
바르는 약은 말초 혈관에 작용하여 모낭세포를 활성화시키고 모발의 생장주기를 연장한다. 다만 피부를 투과해 모낭까지 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어 먹는 약과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탈모치료제의 효과를 보려면 6개월은 지속해서 복용해야 하며 탈모 증상이 좋아졌다고 중단하면 탈모는 다시 악화될 수 있다.
탈모 정복을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탈모 관련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자료:환경부 제공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5일 조재열 성균관대 교수 연구진과 2년여간 공동연구로 캄보디아 약용식물 '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 추출물에서 탈모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나루스 세미데칸드러스 추출물을 탈모증이 있는 실험용 쥐에 발랐을 때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를 바른 쥐에 비해 모발이 더 잘 자라며 모발의 길이도 길고 굵기도 굵었다고 밝혔다.
프롬바이오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모유두세포의 배양 방법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매스틱 검을 활용한 탈모 방지 조성물 특허를 등록했으며 이어 지난 4월과 8월에는 탈모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모발의 성장과 모낭 주기 조절을 담당하는 모유두세포의 증식이 촉진되면 모발이 건강해져 탈모를 막을 수 있다는 프롬바이오의 설명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 전문기업 베름은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김택중 교수와 공동연구한 '열처리 유산균사균체(EF-2001)의 탈모예방 및 발모개선 효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국제 학술지인 'IJMS(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을 통해 유산균사균체가 인간 모유두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을 확인했으며 발모의 진행속도를 높이는 등 여러 성장인자 및 발모와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 기업 넥스모스는 ‘DNA압타머(aptamer)를 이용한 윈트 신호 전달계 개선으로 탈모 증상 완화 가능성’을 제시해 국제 학술지 ‘CDOAJ’(Clinical Dermatology Open Access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 결과 DNA물질 'WD압타머'를 체내에 투입하면 탈모 원인 중 하나인 모발생성 억제 단백질 'CXXC5'의 결합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KAIST 제공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은 지난달 모낭이 없는 머리카락도 두피에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JACS) Au' 8월 22일자에 발표됐다. 모발이식용 생체성분 접착제는 과일껍질, 견과류, 와인 등에 들어있는 '탄닌산' 성분으로 피부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단단히 고정시켜 힘을 줘 당겨도 잘 빠지지 않는다. 접착제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녹기 때문에 염증 반응도 거의 없다고 KAIST는 밝혔다.
제약사들도 ‘탈모 치료제'의 개발 성과를 거두면서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웅제약은 내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탈모 치료제 ‘IVL3001’(성분명 피나스테리드)의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IVL3001는 지난 7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현재 최적용량을 확인하는 단계인 임상 2상이 진행중이다.
종근당은 한국과 일본에서 승인받은 탈모 증상완화 약물 ‘두타스테리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해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보령은 세계 최초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를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스페인 알미랄의 ‘핀주베’의 국내판권 계약을 맺고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