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위패 없는 빈소, 리본 뒤집어 달라…"일종의 책임 은폐, 냉정·잔인한 정부"
사전 안전대책 미흡, 서울시장·용산구청장 문제
사후 초동대처 미흡… 소방서 신고 받고도 경찰 출동 안해, 시스템 붕괴
주최 측 없어 국가 책임 없다?… "연말연시·해맞이 행사, 경찰 항상 안전대책 세워"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희생자 추모 메시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9일 핼로윈 축제을 맞아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수사 후 국정조사 발언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와 국정조사는 늘 같이했다며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국민의힘에서 수사가 먼저다며 국정조사로 몰아가지 마라'고 주장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황당한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특검 주장에 대해 검찰 수사 이후에 하자라고 하면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지만, 국정조사와 수사의 경우는 어디가 먼저고 어디가 나중이라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정치하는 23년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며 원래 수사와 국정조사는 늘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수사의 틀 안에 사건을 은폐하고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우 의원은 특히 "국회의 각 정당 대표가 국정조사를 수사 이후에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국민의힘도) 하지 말자는 소리는 아니잖느냐, 양심상 국정조사를 하지 말자는 말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책임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통해 누구에게 책임에 있는지, 그냥 정치적 책임만 물어야 되는 건지, 법적 책임을 물어야 되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무적 책임은 국무총리까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쨌든 (국무총리가) 지휘 책임도 있고, 참사의 범위가 워낙 크고, 국민들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며 "총리 역시 외신 기자회견에서 잘못을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사전 예방 책임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 있는데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아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특히 "이 정부 들어서 데려온 지방자치단체장과 경찰 책임자들은 정말 사법 처리 대상자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맹폭했다.
그는 국민의힘 역시 국정조사를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만약에 국정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오래 끌어서, 반대해서 국민적 분노가 국민의힘을 향하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도 안 될 것을 대비해서 먼저 우리가 강행 대책을 세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 사전 안전대책 미흡, 서울시장·용산구청장 문제
우 의원은 "사전에 이렇게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한 안전 관리 대책을 왜 지자체가 세우지 않았나"고 지적하며 "이건 서울시와 용산구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자인 오세훈 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책임이 첫째라고 꼬집었다.
그는 "거리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은 지자체 있다"며 "보통 지자체에서 경찰과 협의해 어느 시점, 어느 시기에 이 거리에서 인파가 많이 몰릴 것을 대비해 안전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이례적"이라며 "오히려, 이런 걸(안전 대책 점검을) 안 한 적이 없었다. 이번 지방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이런 대책을 논의 안 한 적이 없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후 초동대처 미흡… 소방서 신고 받고도 경찰 출동 안해, 시스템 붕괴
그는 또 사후 초동대처 미흡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당일 날 대책회의 해서, 당일 날 신고가 들어왔으면 빨리 가서 (현장을) 보고, 위험하다 싶으면 (상부에) 보고해서 그날 저녁 7~8시부터라도 질서 유지를 위한 인원을 투입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후 초동대처 미흡 역시 이번 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전에도 112, 119 신고가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며 "가장 심각한 것은 소방서는 신고를 받고 도착해서 초기 대응을 하고 있는데, 그때도 소방서에서 경력(경찰 지원 인력)을 요청했음에도 안 갔다"며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도 안 가고, 이게 시스템 붕괴라고 본다"고 탄식했다.
우 의원은 "용산서에 배치된, 근처에 있는 기동대가 가면 되는 거 아니냐"며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기동대 배치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용서가 안 되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 주최 측 없어 국가 책임 없다?… "연말연시·해맞이 행사, 경찰 항상 안전대책 세워"
그는 '주최 측이 없는 행사여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사고 발생 초기 주장에 대해 "주최 측이 없어서 안전 요원을 배치할 수 없다는 말은 맞지만, 주최 측이 없으면 당연히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맞받았다.
이어 "예를 들어 추석이나 설날 때의 교통 대책, 그 다음에 물가 대책 모두 주최 측이 없는데 왜 정부가 나서느냐"고 반문하면서 "국민의 삶과 안전에 관한 문제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방침 때문에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갑자기 사람이 확 몰릴 것 같다고 예견되면 당연히 지자체와 경찰이 협력해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민이 가는 곳에는 항상 국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영정·위패 없는 빈소, 리본 뒤집어 달라…"일종의 책임 은폐, 냉정·잔인한 정부"
우 의원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한 빈소에 영정 사진과 위패를 놓지 않고, '참사'를 '사고'로 표현하고, '리본을 뒤집어서 달라'고 하는 등의 지시가 내려온 것에 대해 "일종의 통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비극의 파장을 최소화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그것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통제 정책"이라며 "일종의 책임 은폐로 톤다운 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큰 사고를 맞이해서 이런 식의 기획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한심해 보이고, 자기들도 자식이 있을텐데…"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냉정하고 잔인한 정부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근조 리본을 뒤집어 달라고 공문이 내려왔다는 지적에 우 의원은 "수없이 많은 국가 비극과 이런 검은 리본을 단 것들을 여러 번 해 봤지만 글자가 있는 부분을 뒤로 해서 글자 없는 부분이 앞으로 나오게 달라는 지침은 처음 본다"며 "이것도 국정조사에서 다뤄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