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남욱의 말잔치, 檢 대장동 사건 조작 실체 적나라하게 드러내"
"남욱, 기다렸다는 듯 '천화동인 1호 지분,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인 것 알고 있었다' 꺼내…3류 시나리오"
"남욱 '수사과정에서 알게 됐다'? 검찰 가르쳐준대로 진술했다는 말…짜고치는 고스톱"
양금희 "李 최측근 김용, 정진상 구속, 수사…'대장동 몸통' 이재명 가리켜, 해명해야"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21일 0시 석방된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분이 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검찰의 '짜맞추기 조작수사'의 실체 보여준 남욱의 말잔치"라며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어떤 식으로 조작하려는지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장동 업자 남욱이 석방 뒤 첫 재판에서 쏟아낸 말들은, 석방의 대가가 무엇인지 그리고 검찰과 어떻게 대장동 사건을 조작하려는지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욱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을 법정에서 말하겠다'고 말바꾸기를 예고했다. 그런 남욱에게 검찰은 곧바로 '대략적으로 말해달라'고 말문을 터준다. 그러자 남욱은 기다렸다는 듯이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을 먼저 꺼내놓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3류 시나리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남욱은 검찰조사 때 얘기하지 못한 이유를 '선거도 있었고, 겁도 났고, 정신도 없었다'고 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초박빙이었지만, 정권교체 여론은 항상 앞섰다. 누가 겁났다는 건가. 남욱은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귀국했고 언론 인터뷰도 자청했다. 무슨 정신이 없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검찰이라면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이유'가 아니라 '왜 말을 바꿨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남욱은 재판에서 여러 차례 '수사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새로운 진술을 쏟아냈다. 정진상이 김만배에게 경선자금 20억을 요구했다는 것도 '수사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했다. 검찰이 가르쳐준대로 진술했다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이게 짜맞추기 조작수사가 아니면 무엇인가. 재판장조차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당시에 증인이 무엇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집중해달라'고 지적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이제 검찰에게 '입 안의 혀'가 된 유동규의 죄를 깎아주려는 시나리오까지 펼쳐졌다.지난해 유동규의 공소장에는 유동규가 남욱이 준 3억5200만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적혀 있었다. 그동안 검찰은 이러한 유동규의 혐의를 입증하려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이제 유동규는 뇌물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형들에게 뇌물을 전달해준 사람'이 되고 있다. 근거는 '유동규에게 들은 말'이라는 남욱의 진술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짜고치는 고스톱’도 이보다는 더 그럴듯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 변호사는 전날 대장동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의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내놓은 바 있다.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진행된 본인등 대장동 일당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답변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씨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검찰이 '지난해 조사 때 이재명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답했다.
남씨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200만원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한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높은 분들'에 대해서는 "정진상(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금액 중 본인이 쓰겠다고 한 돈은 2천만원이고, 나머지는 '형들'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돈을 빨리 마련하라고 독촉했다고도 증언했다.
남씨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재판에서 폭로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거짓 진술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생각은 없다"며 "단지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모두 떠안기는 싫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술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상대방들의 책임이 늘어나니까 그쪽에서 나를 안 좋게 보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남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이 대표 측에서 남씨 등의 진술이 모두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13년 동안 발생한 일들을 이렇게 모두 지어내서 말할 수 있으면 (소설가로) 등단을 했을 것"이라며 "법정에서 관련 사실들을 얘기하는 것도 거짓이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21일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 들었다"고 법정 증언했다"며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대표는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이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은 모두 구속되어 수사받고 있다. 모든 증거와 정황이 '대장동의 몸통'으로 이재명 대표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는 이처럼 엄중한 사안 앞에서 '같이 일해보니 정진상 실장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심지어 '조작 수사'를 운운하며 경찰과 검찰, 법원 모두를 조작에 가담한 부정한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법치주의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헌법적 억지 생떼"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 선동 획책은 진실을 가릴 수 없다"며 "제1야당 대표가 연루된 초유의 사태가 바로 '대장동 게이트'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와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고 이 대표의 직접 해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집단적 거짓말은 이재명 대표를 넘어 민주당의 존립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