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어려운 '사행성 홀덤펍'...불법과 합법의 경계 구분해야

'홀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레인스포츠

칩 또는 시드권을 현금 거래하면 도박죄 성립

칩을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 제공도 위법

도박장개장죄의 경우 영리 획득 목적만 있어도 처벌

브레인스포츠의 일종인 '홀덤(Holdem)'은 2028년 미국 LA 올림픽 시범종목 채택이 유력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포츠다. 홀덤펍에서는 이용객들이 게임 이용료를 내고 참여권을 얻어 게임에 참여한다.

합법적 홀덤펍이더라도 게임 과정에서 참여자가 획득한 칩 또는 시드권을 현금으로 환전하면 사행행위규제법 위반이다. 칩을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 등을 제공한 업주도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 따라 처벌대상이 된다.

최근 게임을 통해 획득한 시드권이나 칩을 돈으로 바꾸는 불법 사행장이 기승을 부리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되는 홀덤펍은 전국에 약 2000여개가 있으며 이 가운데 80%이상이 불법 도박장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불법 홀덤펍'을 운영해온 업주를 포함해 해당 업소에 출입하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수십명의 이용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중 1억원 넘게 판돈을 굴린 혐의를 받는 고객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 일당은 2000년대 초 ‘합법 홀덤펍’으로 영업 신고를 한 뒤 2001년부터 불법 도박장으로 운영해왔다.
 
사행행위 영업을 하는 홀덤펍에서는 게임을 하기 전 고객이 돈을 건네면 이를 칩으로 바꿔주고, 게임이 모두 끝나면 이 칩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어준다. 이는 사실상 카지노의 방식과 같고 이와 같이 홀덤펍에서 현금이 거래되면 형법상 도박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안 변호사의 설명이다.

안 변호사는 "홀덤펍의 경우 칩을 현금 뿐만 아니라 상품권, 상품 등으로 제공하더라도 사행행위규제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허가 없는 불법 홀덤펍 운영의 경우, 영업소 폐쇄 및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며 "참고로 도박장개장죄의 경우 현실적으로 이익을 얻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고, 영리를 획득할 목적만 있어도 처벌된다"고 경고했다.

홀덤펍의 운영방식에 대해 "보통 게임에 참가하는 고객들이 이용료를 지불하고 게임참여권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입장료를 1~3만 원 정도 지불하면 1회 게임참여권을 부여받고 서비스로 맥주 1잔을 마실 수 있다. 이후 다시 게임에 참여하려면 참여권을 다시 구매해야 한다"며 "홀덤 게임을 통해 따게 된 포인트나 칩은 현금 교환이 안 되고, 다른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권이나 술이나 음료로 변경하거나 상품권 혹은 업소에서 준비한 상품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홀덤 대회를 여는 가게들도 있다. 이 때 참가권을 구매하기 위해 이용자들 간에 참가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현금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결국 현금을 사용해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되어서 사실상의 사행행위가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법 홀덤펍이 상당히 횡행하면서 경찰 단속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을 내세워서 현금을 교환해주거나 현금을 숨겨두고 적발을 피하는 경우 또는 최소 일주일 이상 홀덤펍을 이용한 사람만 환전을 해주는 등 법망을 피하는 사례가 있어 단속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홀덤펍의 경우에는 고객들도 오픈 카톡방이나 SNS를 통해 전문 불법 도박자들만 입장이 가능한 경우로 제한하여 단속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며 "불법 홀덤펍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홀덤펍들이 손님을 빼앗기는 기형적인 구조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