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수방사 따로따로? 이해 안 간다"
"비행금지구역 축소, 작전대비태세 차원에서 반대 의견 수차례 개진"
"당시 인수위와 대통령실 이전 TF, 오래된 공역·무기체계 현실화하겠다 주장"
"용산 중심 P-73 공역 정상 적용시 강남 전역 포함돼 민원 등 부담 있었을 것"
"김병주 北 내통설? 평생 군 헌신한 4성 장군에 색깔론 씌워…명예훼손, 유감"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 숫자도 수 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9일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범과 관련해 당시 전방부대에서 탐지한 정보가 서울을 방어하는 수도방위사령부에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북쪽에서 남하하는 비행 물체는 설사 나중에 새떼나 기타 다른 것으로 판명될지라도 우선 신속하게 관계부대와 관계기관에 동시 전파돼야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저도 이해가 잘 안 간다"고 지적했다.
김 전 수방사령관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언론과 국방위원회 방송 내용 등을 통해 합참을 비롯한 작전 부대의 현행 작전 수행 내용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8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인기를 최초 탐지한 1군단과 수방사 사이에 상황을 공유하고 협조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합참은 오전 10시 19분에 무인기를 탐지하고도 대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기까지 90여분이 걸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두루미 발령 전부터 대공 감시 강화와 공중전력 투입 등 필요한 작전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에 진입해 용산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 북단을 일부 침범하는 등 서울 북부 상공을 가로지른 뒤에야 '두루미' 대응 대비태세가 발령되고, 북한 무인기 침범 당시 부대 간 상황 공유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군의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방어사령부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한 비행금지구역(P-73) 축소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던 것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청와대 용산 이전할 때 P-73 공역축소를 사실은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왜냐하면 그때 새로운 대공무기체계가 배치된 것도 아니고 또 적의 공중위협이 감소했다는 평가도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P-73 공역을 반 이하로 줄이는 것은 작전대비태세 차원에서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수차례 합참과 유관기관 회의 시에 의견을 개진했었다"고 밝혔다.
수방사는 지난해 5월 합참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시 비행금지주역 변경과 관련해 "P-73 공역을 줄이더라도 최소 약 5.6km(3해리)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반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대통령 인수위와 청와대 이전 TF에서는 P-73 공역이 오래 전에 설정됐고 또 무기체계가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아마 내부적으로는 P-73 공역을 용산 지역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적용할 경우 강남 전 지역이 포함됨에 따라 여러 가지 민원에 대한 우려와 부담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만약 비행금지구역을 정상적으로 유지했다면 아마 이번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탐지와 대응, 후속조치가 좀 더 강력하고 치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시절 설치됐던 방공진지 시스템이 용산으로 정비 및 이전이 이뤄졌다고 봐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아마 좀 더 점검하고 정비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들여야 한다"며 "우선 방공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짧은 시간에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계획에 의해 우선 필요한 것들을 먼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것들은 시간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년 조금 넘는 이 기간에 모든 대공방어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아마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 북한과의 내통설을 언급한 데 대해 "평생 군에 헌신한 4성 장군 출신 인사한테까지 색깔론을 뒤집어씌워서 명예를 훼손하는 정략적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수방사령관은 "국방부 합참이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지도를 보면 사실은 대략 용산 지역까지 들어왔겠구나 하는 것은 사실 누구나 알 수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군 내부에서 김 의원에게 사전에 비밀을 공유했다면 군에서는 비행금지구역이 뚫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되레 장관에게는 허위보고를 하고 또 국회에 가서 허위증언을 하도록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며 "정보유출 운운하고 만약 그런 사항이 있다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