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 신용상태 개선되면 금리인하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은행권, 신청건수, 수용건수 등만 공개해 생색내기 지적
소비자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 수용해 금리인하 폭 공시
신청방법...금리인하 신청서와 함께 증빙 자료를 제출
◆…자료사진:연합뉴스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자를 낮출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달부터 소비자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해 실제로 금리를 얼마나 내렸는지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은행업 감독 업무 시행 세칙을 이르면 이달 중 개정할 예정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의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회사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취업, 승진, 재산증가, 재무상태 개선, 신용등급 상승 등이 해당된다. 금융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금리인하 요구를 거절 또는 지연하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불공정 영업행위로서 과징금·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2002년이후 금융회사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자율적으로 시행해 오다 2019년 6월 소비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하기 위해 법제화했다. 그러나 정작 금융상품 소비자들은 금리인하요구권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8월 말~9월 초에 실시한 ‘금융 플랫폼 기획조사’에서 금융소비자( 20~69세) 27.7%만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도 10건 중 4건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이용률은 평균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더라도 수용되는 비율은 30~40% 수준이었다. 은행권은 ‘허수 신청’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은행권에 접수된 인하 요구 건수는 2019년 49만7528건에서 2021년 88만2047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동안 금융권은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해 반기마다 공시를 해왔었지만 신청 건수, 수용 건수, 이자 감면액, 수용률만 공개하고 있어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감원은 금리인하요구권의 공시대상에 평균 금리 인하 폭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 가계·기업으로 구분하고 신용, 담보, 주택담보대출로 수용률을 따로 공시해 정보 제공도 확대한다. 아울러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시, 영업점에 직접 방문할 경우와 온라인으로 진행할 때 차이를 알 수 있도록 비대면 신청률을 추가로 공시할 방침이다.
한편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간단하다. 개인 대출자라면 본인의 취업, 승진, 소득 증가, 신용등급 개선 등에 따라 각 금융사에 금리인하 신청서와 함께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각 금융회사는 심사를 통해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자영업자나 기업은 매출액 증가 또는 특허취득이나 담보제공이 가능한 경우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소득이 늘었어도 부채 비율이 올랐다면 금리 인하 요구가 거절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