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사진 로이터>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정부 지출을 대규모로 삭감해야 부채 한도를 상향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반면, 백악관은 한도 상향을 다른 사안과 연계해 협상하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어 양측이 협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카시 의장은 29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대통령이 '어떤 (지출 삭감) 논의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알지만 우리 정부 모두가 타협안을 찾도록 설계됐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 계획을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부채 한도를 상향할 수 있는 합리적이며 책임 있는 방안을 찾고 싶다"며 "걷잡을 수 없는 정부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량적 예산과 국방 예산에 낭비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무 불이행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말 무책임한 것은 지금 민주당이 '너희가 그냥 한도를 올리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지출 삭감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출을 줄이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논외로 하자"며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 강화는 공화당의 중간선거 공약이었다고 강조했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상한을 둔 것으로 2021년 12월 의회에서 31조3810억 달러로 설정했다. 부채 한도는 의회의 합의에 따라 증액할 수 있으며 미 의회는 1960년 이후 부채 한도를 78회 상향한 바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연방정부 부채가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채 한도 확대나 한도 적용 유예를 요청했다.
미 정부는 차입금으로 미 국채에 대한 이자 등을 지급하기 때문에 한도를 늘리지 않을 경우 채무 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일단 재무부가 이런 사태를 지연할 특별 조치를 시행해 6월까지는 시간을 번 상태다.
매카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지난 7일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의 만남 일정을 확인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