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부부는 국세청의 과세논리가 맞지 않다며 국세심판원에 과세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심판원도 이들 부부의 과세불복 심판청구를 기각시켰다.
10일 심판원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평 남짓한 사업장을 남편 명의로 임차해 가짜유명상표를 붙인 여성의류(일명 짝퉁)을 판매해 왔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짝퉁의류를 판매해 오면서 무려 26억원에 달하는 수입금액을 고의로 누락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세청은 부부가 공동으로 의류판매업을 운영한 것으로 판단해 각각 연대납세의무를 물어 지난해 7월 이들에게 각각 3억9000여만원씩, 총 7억80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결정해 고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세청은 남편(과세불복 심판청구인)에게는 별도로 종합소득세 3700여만원까지 부과했다.
이들 부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국세청이 공동으로 사업장을 운영한 것으로 판단해 연대납세의무를 물었지만 공동사업 여부는 동업자간 출자지분 및 손익배분율이 포함된 약정을 통해 가리는 것"이라며 "부부간 공동사업과 관련한 약정도 없고 소규모 자영업의 경우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국세청 과세논리를 반박했다.
이들은 이어 "이러한 사정을 고려치 않고 (부인에게까지)연대납세의무를 물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잘못됐으며, 이중 1명에 대한 과세처분은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이들 부부는 지난해 외국 유명상표 위조의류 판매에 따른 상표법 위반혐의로 구속 및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며 "임대인 등의 증언에도 나타나듯이 부부가 함께 사업장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맞섰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이들 부부가 내세운 논리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연대납세의무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과세처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심판원은 "이들 부부가 각각 가지고 있는 통장거래내역 조사결과 청구인인 남편의 통장에 5년간 44억원이 입금됐으나 부인 통장에는 3억원도 채 입금되지 않았다"며 "즉, 사업장 경영과 관련된 자금 대부분이 청구인인 남편 통장으로 입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이어 "검찰조사결과서에도 청구인인 남편이 1994년도경에 상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있는 등 청구인이 사업장을 단독으로 영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청구인의 부인에게도 연대납세의무를 지운 것은 잘못이지만 (탈루한 부분에 대한)과세처분의 법적효력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