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집을 사버리면 10억짜리 분양아파트의 경우 4000만원의 취득·등록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집을 취득하는 시기를 한 달만 늦춘다면 불과 2000만원으로 취득·등록세 납부의무를 마칠 수 있기 때문.
이와 관련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알아서 과거 거래가 이뤄진 부동산에까지 거래세 인하를 소급해 주는 것.
그러나 정부는 거래행위에 담세능력이 있다고 보고 과세하는 취득·등록세는 거래행위(납세의무성립)가 이뤄질 때 과세하는 세목이기 때문에 소급적용은 조세원리상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미 적법하게 납세의무가 성립해 신고·납부한 세금을 개정 법률에 의해 소급 적용해 경감토록 하는 것은 법적 기속력과 안정성을 저해하고 심대한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집 장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이 대금 지급시점을 9월 이후로 미뤄, 낮춰지는 거래세 인하혜택을 입을 수 있는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행 세법이 취득·등록세의 납부의무가 성립되는 시점을 '소유권이전등기일과 입주일 등 사용가능일, 대금청산일 중에서 가장 빠른 날'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최근 서울시청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지방세 관련부서에선 "아주 쥐꼬리만한 잔금이더라도 그 지급시점을 9월 이후로 미루면 거래세 인하혜택을 볼 수 있느냐"는 전화가 쇄도, 관계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잔금지급 시기가 취득·등록세의 납부의무 성립시기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남은 잔금이 취득가액에 비해 너무 적다면, 잔금지급약정일을 취득시기로 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구입을 위해 지불해야 할 돈이 수억원에 이르는데, 불과 몇 만원만 지급시기를 늦춰 취득시기를 조정하는 것은 조세회피 의도가 뻔하기 때문에 과세당국 어디에서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추세라는 설명.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구입자금의 몇 %를 잔금으로 남겨야 잔금지급시기 연장을 통해 취득시기를 연장하는 것인지는 세법에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이를 심사하는 위원회 등에서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개별 건별로 인정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견을 전제로 "잔금지급시기를 넘기더라도 잔금이 적은 경우는 잔금지급약정일을 취득시기로 보는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회사와 잔금지급약정일을 뒤로 미루는 것으로 재계약을 한다면 낮춰진 거래세 인하효과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