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무현 대통령이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을 법무부장관에 내정하면서 일단락 된 듯 보이던 문재인 전 수석 이야기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여당도 언론도 아닌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청와대는 9일 홍보수석실 이름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심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한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최근 문재인 논란이 남긴 교훈'이라는 글을 실었다.
이는 여당과 언론의 공격에 의해 '문재인 카드'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이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미 신임 법무부장관이 지명된 마당에 지나간 일을 왜 다시 들추냐고 불만스러워할지 모르지만 앞으로를 위해 대충 넘어가지 않아야 할 사안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청와대는 "여당을 통해 제기된 '문재인은 안 된다. 민심이 반대하기 때문에'라는 주장이 과연 맞는 말이냐"며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그동안 수없이 덧씌워온 '코드인사' 주장과 큰 차이가 없다"며 여당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청와대는 이어 "정말 민심은 무엇인가. 도덕성과 역량, 개혁성에서 자격을 갖춘 사람을 기용하라는 것 아니냐"며 "자격이 되는 사람 중에 대통령과 책임을 공유하고 손발이 맞는 검증된 인사를 기용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또 "임기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호흡을 맞추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칠 여유가 없다"며 "민심과 대통령의 생각 사이에는 충분한 교집합이 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은 무조건 안 된다, 이건 진짜 민심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어떤 사안에 대해 일부에서 무책임하게 반대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의도적으로 부각한다"며 "이 레일 위에 올라타면 어떤 주장이든 민심으로 포장되는데 이런 민심 왜곡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특히 "그걸 민심이라고 들이대면서 대통령보고 무조건 거기에 따르라고 하면 그렇게 해서 생긴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지는가, 언론인가, 야당인가, 민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앞으로 반대에도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누가 무슨 근거로 반대하는지 책임있게 말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민심이란 우산 밑에 두리뭉실하게 말해선 안 되며 여든 야든, 언론이든 민심을 내세워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일은 그만둘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