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군사지원하면 中 제재…동맹국들에 지원 요청"

미국 정부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중국을 제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동맹국에 지지를 요청하기 시작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단독 보도가 나왔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이 협의는 가능한 한 모든 제재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이 다양한 국가, 특히 주요 7개국(G7) 회원국들에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 당국자 4명 등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미국 관리들이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대(對)러시아 제재에 가장 적극적이던 핵심 국가들과 함께 대(對)중국 제재의 잠재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제안한 제재가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의 제안 이후 구체적 대책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진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대중국 제재에 협력하는 방안부터 마련해 둔 뒤 중국에서 러시아로 물품 이동이 이뤄지면 실태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제 제재의 주무 부처인 미국 재무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3일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해당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제재를 가하려는 경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회담이 복잡해질 수 있는 점이 미국이 직면하게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독일에서 한국에 이르는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이 중국을 고립시키는 문제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며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군사지원 자제를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지난달 18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

중국이 군수물자가 부족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면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한 미국의 중국 견제는 이미 일부 동맹국들의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G7은 우크라이나전 1주년이던 지난달 24일 성명에서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제3국이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물자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심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경우 이란, 북한과 같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제재 전문가인 앤서니 루기에로는 미국 금융체계(달러망) 퇴출과 러시아 지원 가운데 양자택일하라고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