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관리소홀 등의 문제는 있었지만, 의도적이거나 조직적인 증거조작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6일 재경부 등에 따르면 검찰은 법정에서 ▲재경부가 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과 관련,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변양호 전 금융정책국장이 쓰던 현 금정국장의 PC를 변씨의 일정 등 일부 파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한 채 변씨 변호사 측에 무단유출한 점▲ 재경부 일부 공무원들이 매주 변씨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재경부가 증거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컴퓨터 자료 삭제와 관련, 변씨 변호사 측이 변씨가 쓰던 PC를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하겠다며 협조요청을 해 검토한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PC에서 개인일정 자료를 제외한 자료를 지운 뒤 부내 반출증을 받아 반출했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개인 일정 외에 자료를 지운 것은 내용을 모르는 전산담당자가 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변국장에 유.불리를 따져 자료를 지운 것은 아니다"라며 "반출 당시 담당부서에서 해당 컴퓨터가 변국장의 컴퓨터인지 모르고 반출하는 등 보고체계가 일부 미흡했던 관리소홀의 문제는 있었지만, 의도적인 증거조작은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재경부는 아울러 해당 PC는 지난달 금정국장 PC를 신기종으로 교체한 뒤 보관중이었던 구PC로, 그 안에 들어있던 내용은 모두 현 금정국장의 새 PC에 백업돼 있으며, 복구도 가능한 만큼, 어떤 자료를 지웠는지는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는 아울러 직원들이 변씨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금융정책 관련 실무부서에 있는 직원들은 다른 사안도 많아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변씨 면회도 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실무선에 있지 않은 변씨와 친분이 있던 일부 후배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변호사의 요청에 협조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주 검찰당국이 자료를 협조해달라고 나왔을 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필요한 자료를 제공했고, 참고인으로서 소환에도 성실히 응하는 등 지금까지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고의로 증거를 인멸하는 등의 행위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변씨는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하던 2001∼2002년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 김동훈씨로부터 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과 관련해 3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변씨 측은 그러나 김씨가 돈을 건넸다고 특정한 날 국회에서 열린 재경위, 명동에서 열린 금융발전 심의위원회에 참여했었다며 그 근거로 변씨의 옛 PC에 들어있던 PDA(개인휴대단말기) 자료, 국회 회의록과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들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