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홀딩스 주총서 감사위원 뒤바뀌어
이스트스프링, 국민연금 의결권 '실수로' 행사 해명
주주연대, 주총 결의취소의 소 등 법적 조치 검토
심혜섭 변호사 "이미 지나간 일 완벽 복구 되겠나"
◆…KISCO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KISCO홀딩스 주주연대에 따르면 주주연대는 지난 3월 24일 정기주총에서 심혜섭 변호사를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주총 결과 회사 측 김월기 후보가 322만6758표, 주주연대 측 심혜섭 후보가 320만3062표를 얻었다. 2만3696표 차이로 심 후보가 낙선한 것이다.
그러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김 후보에게 찬성표를 행사한 2만5340주 가운데 2만4507주가 무효이자 위법한 의결권 행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주연대는 "이스트스프링이 행사한 2만4507주는 무효표가 되고 당락이 뒤바뀌어 심혜섭 변호사가 811표 차이로 분리선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됐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식은 이스트스프링 액티브퀀트펀드에 편입된 국민연금의 주식으로 밝혀졌다. 주주연대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국민연금에 알리지 않고 의결권을 도용해 위법하게 행사했다"며 "특히 퀀트(자동매매펀드)에 편입된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필요도 없는데 유독 KISCO홀딩스에만 무리하게 행사한 경위와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실수"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의안에 대해 의결권자문기관의 권고 등에 따라 의사를 표시했다. 그 과정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펀드 보유분 833주뿐만 아니라, 일임계좌에서 보유한 2만5340주가 착오 기재돼 제출됐다"며 "이는 명백히 당사 업무처리상의 의도치 않은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관고객(국민연금)은 의결권 대리행사에 관해 당사에 위임한 바 없었고 당사는 주총에 해당 기관고객의 의결권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부주의한 업무 처리로 불편과 혼선을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주주연대는 KISCO홀딩스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취소의 소, 손해배상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스트스프링 역시 이를 포함해 가능한 방안들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인 심혜섭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운용사가 소송을 통해 바로잡아 주겠다고 하는데, 이미 지나간 일을 완벽하게 복구할 수 있겠나"라며 "임시주총을 연다면 회사는 역량이 있지만 주주연대가 그 힘든 과정을 다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운용사가 의결권을 대신 모아줄 건 아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월기 선임안을 취소한다고 심혜섭이 자동으로 되는 건지 아닌지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설령 된다 해도 이걸 어떻게 등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 정정절차를 거치면 쉽긴 한데 회사가 그렇게까지 협조해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